[NBA PO] 말기암 환자들이 준 가르침, “그들에게 도움 받은 것은 나였구나”

김호중 2023. 5. 2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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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엄청난 압박, 엄청난 비판 속에서, '초보 감독' 조 마줄라 보스턴 감독은 5차전을 절실하게 지휘했다.

이날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화제가 된 것은 1년차 보스턴 감독 조 마줄라의 인터뷰였다.

마줄라 감독은 경기 전 말기 암 환자들과 만난 이야기를 공개하며 마인드셋을 다시 잡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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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호중 객원기자] 경기를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엄청난 압박, 엄청난 비판 속에서, ‘초보 감독’ 조 마줄라 보스턴 감독은 5차전을 절실하게 지휘했다. 결과는 대승이었다.

보스턴 셀틱스는 26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TD가든에서 벌어진 2022~2023 NBA 동부콘퍼런스 결승(7전4선승제) 5차전에서 마이애미 히트를 110-97로 눌렀다.

1~3차전을 내리 지면서 벼랑 끝에 몰렸던 보스턴. 4차전 원정길에서 116-99로 이겨 기사회생했고, 5차전까지 잡아 반격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화제가 된 것은 1년차 보스턴 감독 조 마줄라의 인터뷰였다.

마줄라 감독은 올해가 감독 첫 해다. 너무 어린 나이에 감독이 되었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컸고,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엄청난 경험 부족을 노출하면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그는 5차전, 1쿼터부터 평소에 비해 엄청 절박하게 지도하는 게 언뜻봐도 보일 정도였다. 평소에 다소 정적인 편이다. 이런 그가 이날 경기에서는 코트사이드에서 방방 뛰어다니면서 선수들을 열성적으로 지도했다. 목소리가 중계 카메라를 타고 들어올 정도였다.

그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타임아웃 활용도 엄청 개선된 것이 보였다. 크게 앞서 있던 상황에서 마이애미가 조금의 추격이라고 시도하자마자 타임아웃으로 끊었다. 앞선 경기들 승부처에서조차 타임아웃을 아끼며 비판이 되었던 것과 비교하면 발전된 모습.

그의 경기 전 인터뷰를 보면 더 재밌는 장면이다. 마줄라 감독은 경기 전 말기 암 환자들과 만난 이야기를 공개하며 마인드셋을 다시 잡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21살 이하의 어린 여자아이 세 명을 만났다. 말기암 환자들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들과 얘기를 많이 해줬으니깐…하지만 실제로 도움 받은 것은 나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 여자아이들은 죽어가고 있는데 웃고 있고, 삶을 즐기고 있더라. 그것이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트로피를 따낸 순간에만 신에게 감사하다고 얘기하는데, 이런 부정적인 상황에서는 감사하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이렇게 시리즈가 뒤처진 순간, 나는 앉아서 신에게 감사하게만 생각하기로 했다. 그것이 전부다”고 얘기했다. 언뜻보면 모든 것을 내려놓은 사람의 인터뷰같다.

하지만 이를 자세히 내다보면 정반대다. 그는 모든 언론의 초점이 그에게 부정적으로 집중된 순간, 압박감을 내려놓고 필사적으로 집중할 힘을 얻은 것이다. 죽어가는 여자 아이들은 마줄라 감독을 엄청 각성시켰다.

경기를 본 사람은 알 것이다. 1쿼터부터 마줄라 감독의 액션은 유독 컸다. 평소와 확실히 달랐다. 이같은 사연이 있었다.

시리즈를 0-3으로 출발한 보스턴이 두 경기를 내리 따냈다. NBA 역사상 0-3으로 시리즈를 출발한 팀이 두 경기를 따낸 사례는 15번 있었다. 3-3을 맞춘 팀은 3번 나왔다. 그리고 시리즈를 따낸 팀은 단 한 팀도 없었다.

보스턴은 이번 승리로 ‘NBA 역대 16번째 팀’으로 이름을 남겼다. 다음 경기를 이기면 ‘NBA 역대 4번째 팀’이 되고, 그 다음 경기까지 승리하면 NBA 역대 최초의 팀이 된다.

초보 감독은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말기암 여자 아이들을 보면서 정신을 아예 새롭게 무장했다. 정신은 맑아졌고, 마인드는 절실해졌다.

 

농구는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스포츠다. 감독의 이같은 각성은 분명 긍정적인 요소다. 일단 첫 세 경기서 베테랑 에릭 스포엘스트라 마이애미 감독에게 지략 싸움에서 완패했던 마줄라 감독은 시원한 카운터펀치 두 방을 날리는데는 성공했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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