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은 쉬는데”… 부처님오신날은 어떻게 공휴일 됐을까

안경준 2023. 5. 2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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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처님오신날은 토요일이지만 많은 직장인이 총 사흘을 쉴 수 있게 됐다.

지난 2일 인사혁신처는 부처님오신날과 성탄절에 대체공휴일을 운영하는 내용의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부처님오신날은 종교 기념일임에도 대체휴일까지 주어지는 법정공휴일이 됐지만 부처님오신날이 공휴일로 인정받은 지는 50년이 되지 않았다.

이전까지 성탄절은 공휴일이었지만 부처님오신날은 공휴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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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처님오신날은 토요일이지만 많은 직장인이 총 사흘을 쉴 수 있게 됐다. 지난 2일 인사혁신처는 부처님오신날과 성탄절에 대체공휴일을 운영하는 내용의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부처님오신날은 종교 기념일임에도 대체휴일까지 주어지는 법정공휴일이 됐지만 부처님오신날이 공휴일로 인정받은 지는 50년이 되지 않았다.

'부처님 오신날' 인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관불의식을 하기위해 불자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부처님오신날은 1975년 1월27일 공휴일이 됐다. 이전까지 성탄절은 공휴일이었지만 부처님오신날은 공휴일이 아니었다. 이에 불교계는 1963년 처음으로 부처님오신날을 공휴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하지만 당시 정부는 “특정 종교의 기념일을 공휴일로 제정할 수 없다”며 “크리스마스의 공휴일 제정은 범세계적인 것으로 대내외적으로 유기적 연관을 가진 현 사회실정에 비추어 공휴일로 제정한 것이다”고 답했다.

부처님오신날을 공휴일로 지정해달라는 요구가 국민적 관심사가 된 계기는 고(故) 용태영 변호사가 제기한 소송 때문이었다. 용 변호사는 1973년 서울고등법원에 총무처 장관을 상대로 “기독탄신일이 공휴일인 것과 같이 석가탄신일도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당시 용 변호사는 “동양 여러 나라에서는 기독탄신일을 공휴일로 정한 나라가 없음에 반하여 석가탄신일을 공휴일로 정한 예가 많다”며 “유독 한국만이 기독탄신일은 공휴일로 지정하고서도 석가탄신일은 지정하지 않은 것은 헌법 제16조의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는 조항에 위배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탄절만 공휴일로 지정한 것이 기독교 신자를 특수계급으로 취급하는 것이며 이는 불교에 대한 차별대우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용 변호사의 청구를 각하하며 “사법기관은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판단할 수 있을 뿐 새로운 행정처분을 명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부처님오신날을 공휴일로 지정해달라는 불교계의 진정에 행정당국이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않은 것이 공휴일지정을 거부한 행정처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용 변호사가 소송을 대법원까지 끌고 가자 부처님오신날을 공휴일로 지정해달라는 사회적 여론이 높아졌다. 이에 대법원이 해당 소송에 대해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 부처님오신날은 공휴일이 됐다. 1975년 1월14일 국무회의에서 ‘석가탄신일의 공휴일 지정의 건’이 통과되고 13일 후인 1월27일 대통령령으로 부처님오신날은 공휴일로 지정됐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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