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반려동물 ‘중성화 수술’ 꼭 해야 할까?

심영구 기자 2023. 5. 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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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뽀삐뽀] 중성화한 동물을 위한 전용사료가 필요하다 (글 : 김정민 수의사)


대부분 보호자들은 내 강아지, 고양이의 자식을 보겠다는 욕심이 없다면 건강상 이점을 생각하여 1살령 전후로 중성화 수술을 하는 편입니다. 다만 그런 분들도 중성화 수술이 어떤 면에서 좋은 지, 언제 수술하고 이후에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릅니다. 오늘은 어린 강아지, 고양이를 데려왔다면 반드시 하게 되는 고민인 중성화 수술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중성화 수술을 추천하는 이유는?

서론에서 말한 것처럼 중성화 수술은 우선 추천하는 편입니다. 내 강아지, 고양이의 자식을 보겠다는 욕심이 없는 경우 예상치 못한 임신을 예방하는 것과 길고양이의 경우 정부의 중성화 수술 지원사업을 통해 길고양이의 전체 숫자 조절을 하는 역할도 있지만, 이 글에서는 건강의 이점과 단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습니다.

① 유선종양에 걸릴 확률이 줄어듭니다.

암컷 강아지의 유선종양 비율은 정말 높은 편입니다. 영국의 반려동물 보험 기록에 따르면 종양 중 유선종양이 2번째로 많았습니다. 종양은 크기가 급격히 커지지 않고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는 양성 종양과 다른 장기로 빠르게 퍼지는 공격적인 악성 종양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노르웨이 연구에 따르면 중성화를 안 한 암컷의 유선종양은 53.3%로 높은 비율을 보이며, 악성 유선종양은 수술 결과가 좋지 않은 편이며 확진된 후에는 6-10개월의 짧은 기대수명을 갖습니다.

이러한 유선종양을 강아지가 첫 발정(6개월-1년)이 오기 전에 중성화 수술을 한다면 발병위험을 0.5%로 낮출 수 있으며, 두 번째 발정 전(보통 6개월 정도의 생리주기)에 중성화 수술을 한다면 발병위험을 8% 정도로 낮출 수 있고, 두 번째 발정 이후에는 위험도가 비슷하게 26% 수준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빠르면 6개월 전후 혹은 늦어도 1년 전후로 암컷 강아지의 중성화를 추천하는 편입니다.

암컷 고양이는 유선종양의 비율이 강아지의 절반 정도이나, 고양이가 유선종양인 경우 악성인 비율이 85-90%로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암컷 고양이는 6달령 이전에 중성화 수술을 하면 유선 종양의 발병비율을 91% 낮출 수 있으며, 1살령 이전에 중성화 수술을 하면 86% 위험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② 자궁축농증에 걸릴 확률이 줄어듭니다.

자궁축농증은 자궁에 세균이 감염되어 생기는 것으로 주로 암컷의 생리주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약을 통해 감염을 치료하며 해결할 수 있지만 재발률이 20-28%로 높은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궁축농증이 발생했다면 재발확률이 높아 수술을 통해 자궁을 절제하거나 난소를 적출하는 중성화 수술을 하는 편입니다. 자궁축농증은 심할 경우 전신감염으로 이어져 사망확률이 상당히 높은 질환이며, 중성화 수술을 잘하지 않는 북유럽 스웨덴의 연구에 따르면 10살령의 암컷 25%가 자궁축농증을 겪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③ 행동학적 이점이 있습니다.

앞의 이점은 모두 암컷에 해당되는 사항이라 수컷은 중성화 수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으나, 실제로 그 필요성을 절감하는 경우는 수컷 강아지가 많습니다. 행동학적인 이유 때문인데요, 강아지의 경우 중성화를 안 한 수컷들끼리는 특히 강아지 간의 높은 공격성을 보이고 사람을 물 가능성도 높음을 시사하는 연구가 여러 사례 있었습니다. 

또한 중성화 수술 후에는 집을 탈출하려는 행동을 감소(90%)시키고, 수컷 간의 공격성도 감소(62%)시켰으며, 벽에 오줌을 마킹하는 행동도 감소(50%)했으며, 보호자에게 혹은 다른 물건이나 동물에게 마운팅 하는 행위도 감소(80%)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고양이의 경우에도 수컷 간의 싸움과 오줌을 벽에 스프레이하는 행위, 집을 탈출하는 행위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암컷과 수컷을 가리지 않고 중성화를 한 고양이가 더 친화적이고 공격성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생식기관 관련 종양, 전립선 질병에 걸릴 확률이 줄어드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한 중성화를 한 동물이 더 수명기간이 긴 것도 여러 논문을 통해 확인 가능했습니다.

반면 단점도 있습니다. 

① 수술 자체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수술 자체의 사망률은 0.1% 미만으로 낮은 편이며 대체로 마취사고인 경우가 많습니다.

② 비만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대부분의 많은 연구에서 중성화 수술을 한 반려동물이 더 과체중이고 비만한 것을 확인했고, 이는 중성화 수술을 한 동물이 더 많이 먹고 에너지 소비는 적어서 살이 더 많이 찐다는 것이었습니다. 여전히 깔끔하게 기전이 설명되지는 않지만, 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이 중성화 수술 이후 생식선이 제거되며, 호르몬의 변화가 생겨 식욕이 증가하고, 몸의 자연적인 에너지 소비가 줄어드는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성화 수술 후의 고양이의 예를 살펴보면, 수술 전후로 같은 양의 사료를 먹는 경우입니다. 중성화 수술로 인해 호르몬 패턴이 변해 소비하는 에너지가 줄었기 때문에 같은 양을 먹음에도 10kcal가 넘게 하루에 잉여 열량이 생깁니다. 이 잉여 열량은 1년이면 450g의 순수 지방 조직이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이상적인 체중에 비해 10% 체중이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5kg에서 5.5kg). 이 결과 전 세계의 반려동물 중 60%가 비만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출처 : Fascetti, AJ and Delaney, SJ, 소동물 임상영양학 중 발췌


이외에도 요로계질환(요실금, 요로세균감염, FLUTD)이 빨리 중성화 한 반려동물에서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으나 그를 반박하는 논문도 있어 명쾌하게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중성화 수술은 몇 살 때 하는 것이 좋을까?

앞선 유선종양과 자궁축농증 연구들에 따르면 암컷인 경우 강아지·고양이 할 것 없이 6개월 전후, 늦어도 1살 전후로 중성화 수술을 할 것을 권하며, 수컷의 경우에도 함께 사는 데 서로의 편안함을 위하여 중성화 수술을 할 것을 추천합니다.
 

중성화 수술 후, 살이 찌기 쉬운 상태가 된다?

중성화 수술 후에는 호르몬 패턴의 변화(생식샘이 사라지고 생식호르몬의 변화가 생김)로 인해 식욕이 증가하고, 에너지 소비는 줄어듭니다. 즉, 살이 찌기 쉬운 몸이 됩니다.

한 연구에서 12쌍의 11주령 암컷고양이 자매들을 데리고 테스트를 했는데, 1살까지 자율급식을 했습니다. 중성화를 한 10주 후 중성화 수술을 한 고양이가 다른 자매 고양이보다 최대 27% 먹는 양이 늘었고, 52주령에 중성화 수술을 한 고양이가 다른 자매 고양이보다 최대 39% 무게가 더 나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도 다시 한번 중성화 수술 후에는 먹는 양도 증가하고, 그로 인해 몸무게도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만인 반려동물은 이전 글에서도 다루었듯 강아지는 관절염, 췌장염, 2형 당뇨, 종양, 호흡기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고양이는 2형 당뇨, 지방간, 배뇨문제, 종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수명도 비만하지 않은 경우 평균 2년 정도 더 긴 것을 확인했습니다. 개, 고양이, 사람 가릴 것 없이 다이어트는 정말 쉽지 않으며, 예방이 가장 쉽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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