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IB]고금리 투자유치 그만? IPO 시장 노크 잇따라

지영의 2023. 5. 27. 14: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활기 도는 IPO 시장
기가비스·마녀공장...IPO 흥행 사례 속속
투자유치 실패·고금리 이자율로 '사면초가' 기업에 활로
이 기사는 2023년05월27일 13시2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 속에 자금조달이 다방면으로 막혀 신음하던 기업들에게 활로가 트였다. 기업공개(IPO) 시장에 서서히 온기가 돌면서 증시에 입성해 공모자금을 모아보려는 기업이 느는 모양새다. 투자유치에 잇따라 실패하고, 평균 10%대를 상회하던 사채 이자율을 가까스로 감당하고 있던 기업들이 IPO 기회를 잡기 위해 주간사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IPO 흥행 사례 잇따르자...“지금이 기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GI서울보증보험은 본격적으로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신청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달 중 거래소에 예심을 신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통상 예비심사가 영업일 기준 45일 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별다른 절차상 차질이 없을 경우 오는 10월 경에는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초만 해도 서울보증의 연내 상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당초 서울보증은 상반기 중 상장을 유력 검토했으나, IPO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계획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시장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내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하반기가 가까워지면서 IPO 시장 투심이 서서히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자 출사표를 던져볼만 하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서울보증 외에 또 다른 조단위 규모 기업인 두산그룹 계열사 두산로보틱스도 이달 말일 경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심을 신청한다. 목표 기업가치로는 약 1조원 안팎이 거론된다. 이밖에도 반도체 테스트 기업 에이엘티, 와인수입 유통사 나라셀라. 클라우드 가상화 전문 기업 틸론 등 증시 입성에 재도전하는 기업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증시 입성에 도전해 거액의 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하는 사례들이 나오는 점이 기업들의 도전 의욕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광학기술 기반 반도체 검사기업 기가비스는 기관 수요예측 및 청약 단계, 상장 첫날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공모주 청약에서 약 10조원의 증거금을 모으며 경쟁률 823.71대 1을 기록했고,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670대 1 경쟁률을 기록하고 희망 공모밴드 상단을 초과한 4만3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83.72%의 상승을 기록하며 우호적인 투심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이외에 자연주의 화장품기업 마녀공장도 수요예측 및 일반청약에서 크게 흥행했다. 지난 22~23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올 최고 경쟁률인 1800.47 대 1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25일부터 양일간 진행한 일반청약에서도 1265.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 5조원대 증거금을 모으기도 했다.

한 증권사 IPO담당 본부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투심 회복 초기에 상장 기회를 잡으려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며 “그때 가면 경쟁이 더 몰릴 수 있어 오히려 지금 채비에 나서는 것이 공모자금 모으기에 나쁘지 않은 시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픽사베이)
이자율 10% 고난의 행군은 그만...고심하던 기업에 동아줄

IPO 시장이 서서히 활기를 띠면서 자본조달 난항에 신음하던 기업들에게도 활로가 트였다. 지난해부터 자본시장 침체 속에 적정 단계 이상 투자유치를 마무리하고 상장 카드를 활용하려다 제동이 걸린 곳이 수두룩했다. 공모 창구가 막힌 상황에서 다른 자본조달 여건도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사실상 사면초가 상태였다. 신규 및 추가 투자 유치가 얼어붙고, 회사채 발행이나 메자닌 금리도 고공행진했다.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조달 금리는 최근까지도 10%대를 훌쩍 웃도는 추세다. 지난해 하반기 상장 계획을 접은 A사의 경우 최근 12%대 이자율을 얹어 BW를 발행, 가까스로 1000억대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IPO 시장 쪽으로 가능성이 열리자 대출 및 투자유치 계획을 유보하고 증권사를 찾는 걸음도 늘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사실상 개점휴업 수준으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증권사 ECM 본부에도 슬슬 활기가 도는 모양새다.

증권사 ECM 본부 관계자는 “(신규 계약 건 중에는)투자유치 계획을 접고 공모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케이스도 적지 않다”며 “지난해에 실사까지 다 수차례 마무리 하고도 상장 계획을 유보했던 곳들도 다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영의 (yu02@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