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코올 맥주 양껏 마셔도 되나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2023. 5. 27. 14: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름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20~30% 맥주 소비량이 증가하는데 최근에는 특히 무알코올 맥주 소비량 증가가 두드러진다.

무알코올 맥주의 경우 완전 무알코올인 경우도 있지만, 1% 미만의 알코올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다.

무알코올 맥주는 괜찮을 것으로 보이지만 2009년 연구에 따르면 무알코올 맥주에도 일반 맥주만큼 퓨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맥주의 퓨린은 알코올이 아니라 맥주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맥아에서 나오고, 무알코올 맥주는 일반 맥주와 같은 재료와 공정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임산부·당뇨·통풍 환자 등은 피해야

(시사저널=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여름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20~30% 맥주 소비량이 증가하는데 최근에는 특히 무알코올 맥주 소비량 증가가 두드러진다. 그런데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사람은 무알코올 맥주를 마셔도 될까?

임산부의 경우 알코올 섭취가 태아의 선천적인 기형이나 발달장애 등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금주를 권한다. 무알코올 맥주의 경우 완전 무알코올인 경우도 있지만, 1% 미만의 알코올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다. 2016년 독일 연구에 따르면 포도주스에 0.86%, 바나나에 0.02% 알코올이 있었다. 일반 음식에도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알코올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사실 무알코올 맥주에 들어있는 알코올의 양과 임산부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아직 없어 미량의 알코올 섭취 시 산모와 태아 건강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다만 캐나다 임상 약리학 저널에 발표된 2010년도 연구에 따르면 무알코올 음료는 라벨에 표시된 농도보다 높은 알코올을 함유한 경우가 많다. 0% 알코올 함유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6가지 음료가 실제로 1% 이상 알코올을 함유한 경우가 있었고 일부는 최대 1.8%까지 함유하고 있었다. 

당뇨 환자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무알코올 맥주에는 생각보다 당류가 많이 들어있다. 무알코올 맥주 한 캔당 8g까지도 당류가 함유되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성인 하루 최대 당 섭취량은 25g 이하이기 때문에 당뇨병이나 공복혈당장애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무알코올 맥주라고 해서 양껏 마시면 안 된다.

ⓒ시사저널 이종현

간 질환자의 간 기능은 악화하지 않는 것으로

주의해야 할 또 다른 사람들은 알코올 중독자다. 2016년 한 연구에서는 무알코올 맥주가 알코올 중독자에게 알코올 갈망을 유발하고 알코올 중독을 재발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특히 냄새가 알코올 갈망을 쉽사리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였는데, 사실 알코올 중독자의 경우 금주 및 재활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아예 알코올 냄새를 피하는 것이다. 무알코올 맥주가 일반 맥주를 대신하기 위해 흉내 내고자 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 하나가 향미이니만큼 알코올 중독으로부터 회복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무알코올 맥주는 절대적으로 피해야만 할 음료다.

통풍 환자의 경우는 어떨까? 몸에서 퓨린이란 물질이 분해되면서 요산이 생성되는데 이 요산이 몸 밖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 통풍이 생긴다. 무알코올 맥주는 괜찮을 것으로 보이지만 2009년 연구에 따르면 무알코올 맥주에도 일반 맥주만큼 퓨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맥주의 퓨린은 알코올이 아니라 맥주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맥아에서 나오고, 무알코올 맥주는 일반 맥주와 같은 재료와 공정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요산 배출 측면에서도 무알코올 맥주는 일반 맥주와 마찬가지로 요산 배출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이는 연구가 있었다. 따라서 통풍 환자에게 무알코올 맥주는 그다지 좋은 선택지가 아니다. 

간 질환자의 경우는 어떨까? 2020년도의 한 연구는 좀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초기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가 무알코올 맥주(0.4%)를 8주간 마셨더니 생각보다 간 기능 악화가 두드러지지는 않았고 삶의 질은 좋아졌다. 

운동이나 식이가 병행된 연구이기 때문에 간경변 환자에게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라는 것은 아니지만, 간경변 환자에게 8주간 큰 문제가 없었다면 간 손상이 없는 일반인에게는 조금 더 안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무알코올 맥주는 전반적으로 일반 맥주를 대체하기에는 매우 건강한 선택지다. 그러나 특정 질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음료임은 틀림없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