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에 시달리고, 물도 못 마시고... 체험동물원 동물들은 괴롭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동물을 만질 수 있는 체험동물원 속 동물들이 질병에 시달리는 한편 깨끗한 물조차 공급받지 못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연구소는 온라인 조사 결과 국내에 총 300개의 동물전시·체험시설이 있고 이 중 212개소(70.7%)가 동물원으로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체험시설 사육환경·동물 건강분석 보고서
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동물을 만질 수 있는 체험동물원 속 동물들이 질병에 시달리는 한편 깨끗한 물조차 공급받지 못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자유연대 부속 한국동물복지연구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시체험형 동물시설 사육환경·동물상태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동자연이 서울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동물체험시설 20곳을 선정해 실제 조사한 결과다. 서울은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동물전시체험시설 전수조사를 진행한 바 있어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시설 속 포유류 1,511마리의 건강을 육안으로 조사한 결과, 155마리(10.3%)는 눈으로 식별 가능한 질환을 앓고 있었다. 질환 종류는 피부 병변, 교상 의심 병변, 안과 질환, 발굽 문제, 보행 이상, 이상행동 등으로 다양했다. 대부분 시급하게 치료가 필요해 보였지만 건강검진이나 치료 진행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또 포유류 1,692마리 중 신선한 물을 제공받은 개체는 667마리(39.4%)에 불과했다. 오염된 물을 제공받은 개체가 504마리(29.8%), 물그릇 내 물이 없거나 물그릇 자체가 없는 개체는 521마리(30.8%)였다.
모든 개체가 숨거나 쉴 수 있는 은신처가 제공되는 경우는 518마리(34.2%)였다. 이혜원 한국동물복지연구소장은 "은신처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동물을 관람객에게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기 위함"이라며 "체험시설이 방문객의 체험과 오락만을 위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시설들은 단독생활을 하는 동물 총 97마리 중 77마리(79.4%)를 무리 사육하고 있었다. 제한된 공간 활용, 관리의 편의성 등을 이유로 들었는데 이는 동물복지를 심각하게 저하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연구소는 또 20곳 가운데 동물원으로 등록해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은 곳이 12곳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르면 보유한 동물종이 10종을 넘거나 개체수가 50마리를 넘으면 동물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한편 연구소는 온라인 조사 결과 국내에 총 300개의 동물전시·체험시설이 있고 이 중 212개소(70.7%)가 동물원으로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등록되지 않은 시설 가운데 동물원으로 등록해야 하는 비율이 얼마인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 "동물체험시설을 전수 조사하지 않고 있어 보유동물 정보와 사육환경,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체험시설 대부분에서 진행하고 있는 먹이 주기 체험은 동물에게 영양의 불균형을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동물복지 차원에서 법으로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갑자기 외국인 가사노동자?..."싸니까 우리 아이 맡기라고요?"
- 불길 뛰어들어 8명 구하는데... "어디예요?" 반복하는 119
- 올해 성년이시라고요? 주택청약, IRP, 실손보험 가입하세요
- 아내 출장 때 여성 2명과 집에서 1박2일 술 마신 남편"… 누리꾼 '선 넘었네'
- [르포] "사복 입고 학교 가요"…중·고교 '사복데이'의 빛과 그림자
- "경찰 신고에 기분 나빠"… 경찰, '전 연인 살해' 30대에 보복살인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 여객기 문 연 30대 "실직으로 답답해 열었다"
- 스윙스, 심경 고백 "'술먹지상렬' 사과 안 받겠다"
- "친구 출산에 기뻐서?"... 달리는 차 창문에 걸터앉은 카자흐스탄 여성들
- 누리호가 쏘아올린 차세대소형위성 2호, SAR 안테나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