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전용차로 개통에 아파트 인근 버스 노선 신설... 김포골드선 대책 추가에도 열차 밀집도 여전

오주비 기자 2023. 5. 2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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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부터 김포골드라인 밀집도 개선 대책 일환으로 '개화~김포공항 가로변 버스전용차로'가 개통됐다. /뉴스1

김포골드라인(김포도시철도) 밀집도를 낮추기 위한 ‘개화~김포공항 가로변 버스전용차로’가 지난 26일 개통됐다. 가로변 버스전용차로는 설치에 통상 6개월 이상이 소요되지만, 서울시와 강서구 등이 김포골드라인 통근 승객들의 안전을 고려해 긴밀히 협력하면서 한 달여 만에 개통됐다.

이외에도 김포시에서는 이날부터 김포골드라인 고촌역 인근 아파트들에서 김포공항역까지 직행으로 가는 버스 노선 2개를 만들어 운영했다. 고촌역 일대에는 1942세대와 2255세대가 사는 대단지 아파트들이 있어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들이 많다. 버스전용차로 개통과 아파트 인근 버스 노선 신설은 지난달 김포골드라인 내 압사 위험이 제기된 이후 이뤄진 3번째 대책이다.

하지만 이날 출근길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크게 늘지 않았다. 본지 기자가 올라탄 70A번 버스는 경기 김포시 걸포마루공원과 걸포북변역 정류장을 지나면서 38개 좌석 중 34개가 찼고, 오전 7시 40분쯤 풍무역에서 10여명이 더 올라탔다. 버스 16대가 추가 투입됐던 지난 8일 본지 기자가 탔던 김포공항행 버스 역시 45명 가량이 타고 있었다.

김병수 김포시장과 김포시 공무원 등은 이날 아침 지하철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풍무역과 고촌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출근급행버스 타기 안내 캠페인을 벌였지만 효과가 적었다. 이날 오전 7시 풍무역 2번 출구 앞에서 김 시장 등 10여명이 ‘70번 버스로 빠르고 안전하게 출근하세요’라고 적힌 어깨띠를 둘러메고 시민들에게 버스 이용 안내 전단지를 나눠줬다. 김포시 공무원들은 “빠르고 안전한 70번 버스 많이 이용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본지 기자가 30분가량 지켜보니, 적극적인 안내에도 지하철 대신 버스로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포에서 서울 중구 을지로로 출근하는 김지훈(32)씨는 “버스가 얼마나 걸리는지 모르는데 모험을 할 수 없었다”며 “오늘 상황 보고 버스를 이용할지 말지 결정할 생각이다”고 했다. 박미선(53)씨는 “버스전용차로가 생겨도 버스에서 지하철로 갈아타야 하니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버스를 이용한 승객들은 “얼마나 빨리 도착하는지 궁금하다”거나 “빨리 도착해 만족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포에서 서울 구로구로 출근하는 안희찬(64)씨는 “평소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오늘은 버스 출근으로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해 타러 왔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로 출근하는 진솔아(26)씨는 “지하철에 사람이 너무 많아 출근이 힘들어 5월 초부터 버스를 타기 시작했는데 오늘은 확실히 교통 체증이 없었다”며 “매우 만족스럽고 앞으로도 계속 버스를 이용할 생각이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로 출근하는 화미영(56)씨도 “작년 말에 목동에서 김포로 이사를 왔는데, 김포골드라인으로 출근하면서 진지하게 집 팔고 이사갈까 고민까지 했었다”며 “지하철로 출근할 때는 사람들한테 밀려서 몸에 멍도 들고 그랬는데, 버스전용차로 생기고 막히는 것도 없이 출근할 수 있게 돼서 좋다”고 말했다.

70A번 버스 운전 기사 김철중(68)씨는 “어제까지만 해도 개화역 진입 전부터 차가 막혔는데 버스전용차로가 개통된 오늘은 정체 구간도 없고 다르다”며 “어제는 김포공항에 8시 4분쯤 도착했는데 오늘은 7분이나 더 빨리 도착했다”고 말했다. 김포시에 따르면 버스전용차로 개통 등으로 고촌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버스 이동 시간이 약 9분 줄어들었다.

26일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에서 내린 시민들이 환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버스 이용 승객들의 “만족스럽다”는 반응과는 별개로, 생각보다 시민들의 발길이 버스로 크게 분산되지 않으면서 이날 아침 김포골드라인 열차는 여전히 혼잡했다.

이날 오전 7시 20분쯤 골드라인 출발지인 양촌역을 떠난 열차는 380여명을 태워 김포공항역에 도착했다. 양촌역과 김포공항역의 중간 지점인 걸포북변역 때부터 열차는 사람으로 가득 찬 상태였다. 하지만 이후 풍무역과 고촌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이들이 힘으로 밀고 타려고 하자 곳곳에서 “어어~”하며 놀라는 소리와 한숨이 들렸다.

오전 8시 20분쯤 김포공항역에 내린 이모(57)씨는 “버스전용차로가 김포공항까지 연결된 건 알았지만 집에서 역까지는 5분이면 되는데, 버스정류장은 육교를 건너야 하고 10분 정도 걸려서 지하철을 탔다”며 “오늘 지하철 안은 평소랑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한 남성 승객은 김포공항역에 내리면서 “와 사람이 진짜 많네. 이렇게나 많아?”라며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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