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하는 섬유산업’…양주 검준산단 경기침체로 줄폐업

이종현 기자 2023. 5. 2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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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대란에 경영난… 16개사 폐·휴업
타업종 입주 못해 섬유산업 붕괴 우려도
범위 확대 목소리에 市 “논의 중” 해명
양주 검준일반산업단지 전경 항공사진

 

양주 검준일반산단 입주 기업들이 줄줄이 폐업하는 등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양주시는 뾰족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해당 산단은 섬유 관련 이외의 업종은 입주할 수 없어 섬유산업이 붕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양주시에 따르면 시는 2003년 남면 상수리 일원 14만5천300㎡에 581억원을 들여 검준일반산단을 조성하고 섬유제품 염색·정리, 마무리 가공업, 기타 금속가공제품 제조업을 유치 업종으로 선정해 기업을 유치했다.

당시 날염 17곳, 염색 34곳, 도금 12곳, 기타 4곳 등 67곳이 입주해 생산활동을 벌여 왔으나 지난 4월 공단 내 대표 날염 업체인 동보P&T가 경영난으로 휴업하는 등 5월 현재 16곳이 폐업하거나 휴업 중이다.

공단 입주 기업들은 코로나에 이어 우크라이나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비용 부담이 상승, 회사를 운영할수록 적자만 쌓여 간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 공업용수가 인근 시·군의 공단 공급가보다 2, 3배 비싸다며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 검준산단에 공급되는 공업용수 가격은 t당 1천27원으로 인근 포천과 연천의 400~500원대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양주 검준일반산업단지 전경

시가 운영 중인 산단 내 폐수처리장 비용에도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폐수처리장이 하루 2만3천500㎥의 처리 용량을 갖췄으나 현재 하루 처리량은 6천259㎥에 불과해 기본운영비 부담이 크다며 이를 경감하거나 시가 보전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폐업하거나 이전하려 해도 섬유 관련 업종만 입주할 수 있어 검준산단 입주 업종 폭을 넓혀 새로운 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A업체 대표는 “52시간제로 일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에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월 2억~3억원의 적자가 쌓여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며 “폐업하고 이전하려 해도 들어오려는 기업이 없이 이마저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공업용수 가격이 비싼 건 가격을 꾸준히 현실화해 왔지만 다른 시·군은 공업용수 가격을 현실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공단 유치 업종 변경은 경기도의 관리계획 변경이 필요한 사항이며 산단 내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종현 기자 major0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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