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문 열린 순간 승무원 대처 없었다...승객 ‘거짓 인터뷰’ 논란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co.kr) 2023. 5. 2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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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제주공항발 대구공항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한 30대 A씨가 착륙 직전 출입문을 개방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사진은 A(검은색 상의)씨가 대구 동촌지구대에서 대구 동부경찰서로 옮겨지는 모습.[사진 = 연합뉴스]
26일 오전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30대 남자승객이 착륙 전 대궁공항 상공에서 비상문을 강제 개방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당시 상황을 인터뷰한 탑승객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승객이 방송사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승무원의 대처를 문제 삼자, 다른 승객이 “거짓 인터뷰”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전날 대구MBC뉴스 유튜브 채널에는 사고가 난 아시아나 항공편에 탑승한 남성 승객과의 인터뷰가 올라왔다.

남성 A씨는 인터뷰에서 “(출입문이 열린 순간) ‘뻥’ 하는 소리가 나길래 엔진이 폭발한 줄 알았다”며 “(당시 비행기) 고도가 낮아지는 단계였는데 아마 30초~1분 정도만 더 빨리 열렸으면 제어가 안 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건 다음 발언이었다. A씨는 “(승무원의) 조치가 없었다”면서 “나는 ‘비상문 안 닫으면 착륙이 어렵겠구나. 나라도 가서 (문을) 닫아야 되나’ 그런 판단을 하고 있었다. 그때 승무원 얼굴을 봤는데 완전히 겁에 질려서 가만히 앉아있더라. 그냥 자포자기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쪽은 완전 비명 지르고 난리였다. 무사히 착륙했을 때는 막 박수치고 기도하고 그랬다. 완전히 재난 영화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A씨의 인터뷰를 두고 다른 탑승객이 사실과 다르다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당시 비행기에서 피의자를 잡는 데 도움을 준 시민 3명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B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글을 올려 “거짓 인터뷰에 화가 나 팩트를 적는다”고 했다.

B씨는 “여성 승무원 4명이 피의자를 붙잡았지만 키 185cm 이상에 몸무게 120㎏은 돼보이는 피의자를 제압하기는 역부족이었다”며 “승무원이 다급하게 도와 달라고 해서 나와 40대쯤으로 보이는 아저씨 2명이 달라붙어서 피의자를 끌어올리고 복도에 엎드리게 한 상태로 몸을 눌러 못 움직이도록 압박했다”고 사고 당시를 돌이켰다.

그는 “비행기 운행 멈출 때까지 5분 정도 압박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승객 194명 중 그때 상황 해결하려고 움직인 분은 승무원과 남성 승객 3명, 복도에 대기하던 2명 등 총 10명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행기 탑승구 (출입통로) 연결 후 앞쪽 승객들은 내렸고, 피의자는 비행기 꼬리칸 쪽으로 데려갔다. 크루의 요청으로 승객 중 의사였던 분이 진찰했다”고 덧붙였다.

B씨는 “승무원 분들은 대응 못한 거 아니니 여론몰이나 공격은 안했으면 좋겠다”면서도 “세상에 영웅은 적은 거 같다. 194명 중 10명이라니”라고 썼다. 당시 비상구를 연 피의자를 제압하는 데 승객 총 194명 중 10명만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네티즌들은 B씨 주장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그 상황에서 문을 닫다가 자칫하면 빨려 나갈수도 있다. 승무원이 무슨 대처를 할 수 있나”고 적었다.

한편, 26일 오전 11시58분쯤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대구공항으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기(OZ8124)가 비행 중 상공에서 문이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 194명이 탑승한 이 항공기는 이날 낮 12시 45분쯤 대구공항에 착륙했으며, 일부 승객이 호흡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기내 비상구쪽 좌석(31A석)에 탑승한 30대 승객이 비상구 레버를 건드려 문이 개방됐으며, 항공기 슬라이드 일부가 파손됐다.

경찰은 항공기의 비상문을 연 30대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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