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m 상공서 여객기 문 연 30대…“실직 스트레스·답답해 문 열었다”
착륙 중인 여객기 비상문을 강제로 연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경찰에 긴급체포된 A씨(33)가 실직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답답함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A씨가 최근 실직 후 스트레스를 받아오고 있었고, 여객기 착륙 전 답답해 빨리 내리고 싶어 비상문을 개방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6일 오전 11시49분쯤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여객기에 탑승해 1시간 뒤인 낮 12시45분쯤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비상구 출입문을 강제로 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여객기는 상공 213m에 있었고 승객 194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사고 당시가 담긴 영상을 보면 열린 비상구로 강한 바람이 들어오면서 승객들의 머리카락과 좌석 시트 등이 심하게 휘날렸다. 일부 승객들은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일부 승객은 과호흡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계속 수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항공보안법 제23조에 따르면 승객은 항공기 내에서 출입문과 탈출구, 기기의 조작을 해서는 안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10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
여객기 출입문은 고도 상공에서는 억지로도 열리지 않지만 고도가 1000피트(약 305m) 이하로 내려오면 감압되면서 문을 열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사고 원인을 승객 과실로 판단하면서도 기체 결함 여부 등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항공안전감독관 4명을 대구공항에 급파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정비 이상 유무와 대체기 운항 등을 점검하고 승무원들의 안전수칙 이행 여부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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