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가 다시 재밌어진 이연희의 새로운 '레이스' [인터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3. 5. 27. 10: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중학생 때부터 얼굴을 비친 배우가 어느새 결혼을 하고 유부녀가 됐다. 정신없이 달리다보니 천직인 줄 알았던 연예인 생활에 대한 회의감과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데뷔 15년이 지난 순간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흥미가 다시금 솟아났다. '레이스'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배우 이연희에 관한 이야기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레이스'(극본 김루리, 연출 이동윤)는 스펙은 없지만 열정 하나로 대기업에 입사하게 된 박윤조가 채용 스캔들에 휘말리며, 버라이어티한 직장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드라마다. 

이연희는 학벌·집안 등 내세울 건 없지만 일에 진심인 마케터 박윤조를 맡았다.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던 박윤조는 스펙아웃 전형을 통해 세용 경영전략본부 홍보 3팀에 입사하게 된다. 

스펙보다는 열정을 앞세운 주인공이 회사에서 여러 일을 겪으며 성장한다는 줄거리는 과거 인기를 끌었던 '미생'을 떠올리게 한다. '레이스'의 시나리오가 공개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미생'과 비교하기도 했다. 

"많은 분들이 오피스물이라 하면 '미생'을 많이 떠올리셔서 그런 것 같아요. '레이스'를 보시고 나서는 다른 오피스물이 떠오른다는 말씀보다 그 자체로 재미있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앞으로 더 잘 되고 많은 분들의 공감을 이끌어서 '레이스' 자체로 우뚝 섰으면 좋겠어요."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다른 오피스물과 '레이스'를 구분 짓는 특징 중 하나는 윤조의 성격이다. 90년대생 윤조는 어렵고 부당한 일을 겪더라도 친구들과 술로 털어버리고 다시금 씩씩하게 내일을 준비한다. 소위 '캔디형' 주인공으로 기존의 오피스물에서는 보기 힘들다.

"윤조가 90년대생이지만 마냥 요즘 친구들 같지 않은 면도 있어요. 윤조의 배경에 다른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가정생활이 힘들었고 대학을 나오지 않고 곧바로 직장생활을 했던 인물이라 힘든 상황에도 캔디처럼 밝게 일어나는 것 같아요. 사실 오피스물 자체가 현실성이 많이 묻어있다 보니 너무 현실적으로만 보이면 드라마가 무거워지질 것 같았어요. 저희는 가벼운 부분도 있고 세 명의 친구들이 모여 '놀고 풀자'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거든요. 사실 젊은 세대에도 일찍 철들어서 사회를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친구가 있는 것처럼 그냥 윤조 자체로 이해가 됐어요."

회사생활을 경험해 보지 못한 이연희는 다양한 조언과 자료를 통해 박윤조라는 캐릭터를 준비했다. 그러면서 홍보라는 분야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고 작품 홍보에 임하는 자세도 변화했다.

"주변에 홍보팀이 있지만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몰라서 작가님께 자료를 달라고 했어요. 홍보인들이 쓴 책을 추천 받아 읽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윤조도 그렇고 주변 분들도 그렇고 이렇게 힘든 직업을 즐거워하는 이유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고민했어요. 브랜드를 만들어서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많은 사람이 알게 됐을 때의 성취감이 크더라고요. 주변에 홍보하는 분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고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작품을 홍보할 때도 달라졌어요. '이런 거 어떠세요?'라고 물어봤을 때 PR이 잘되면 무조건 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04년 드라마 '해신'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한 이연희는 어느덧 20년 차를 맞이했다. 꾸준히 작품을 해왔지만 정작 이연희는 배우로 생활하며 따라오는 관심과 주목에 오히려 겁을 먹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어릴 때는 누구 앞에서 춤추고 장기 자랑 나가는 걸 좋아하는데 이 일을 하면서 오히려 주목받는 게 겁이 날 때가 있더라고요. 제가 마냥 이 직업을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햇수로 치면 오래돼 보이지만 십몇 년 동안은 그냥 정신없이 달려왔던 것 같아요. 노력이 필요한 직업이고 경험이 저를 만들어줬지 제가 능력이 있나 싶기도 했어요. 15년 동안 생각 없이 치여서 일을 했던 것 같아요. 직업으로서 흥미를 느끼고 맞다고 생각한 지는 4~5년 정도? 얼마 안 된 것 같아요."

이연희가 연기와 배우라는 직업을 대하는 태도가 변한 건 2021년 선보인 연극 '리어왕'이었다. 당시 이연희는 '리어왕'의 광대 역을 맡으며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이연희는 이를 통해 연기의 즐거움을 다시 찾게 됐다.

"그 전에는 쉼 없이 달리면서 맞는건가 고민했다면 연극을 할 때는 처음 연기를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때로 돌아간 것 같아요. 그저 설레고 재미있었어요. 그때 이후로 연기에 대한 즐거움을 찾은 것 같아요."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연기에 대한 즐거움이 생기며 자연스레 다양한 작품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 이연희가 작품을 선택하는 가장 큰 기준은 '공감'이지만, 악역처럼 파격적인 변신 또한 주저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자신의 연기를 봐주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도 함께 생겼다.

"이제는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제가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현실 반영감이 큰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그냥 내 주변 사람, 이웃 그런 게 표현된 작품이나 미세한 감정을 표현한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또 제가 선해 보이는데 악역을 하면 반전이 있어서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제가 맡은 역할을 잘 표현하면서 모든 분들에게 '믿보배'가 되고 싶어요."

지난 10일 공개된 '레이스'는 아직 6화 밖에 공개되지 않았다. 스펙아웃을 통해 입사한 윤조의 채용 비리 스캔들이 터지며 윤조는 수많은 시련을 겪을 예정이다. 이연희는 작품을 통해 변화하는 윤조의 변화를 예고하며 많은 시청을 당부했다.

"억눌려 있는 대기업에서 윤조가 점점 자기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해요. 거기서 오는 변화들이 어떨지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또 회를 거듭할수록 윤조를 비롯해 재민이, 구이정, 송 팀장 등 각자의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나와요. 위치가 사람을 만드는 것처럼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고민이 있더라고요. 모두가 치우치지 않고 직장 내의 힘든 것을 공감하며 위로해 주지 않을까 싶어요."

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