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술 아니면 안마셔”…영양사 접대부 취급한 기아차노조 간부들
27일 블라인드와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기아차 화성지회 노조와 복지·총무팀 간 회식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스스로를 기아차 국내 공장에서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하청업체 현대그린푸드 소속이라고 밝혔다.
익명 커뮤니티발(發) 폭로 제기에 대해 지목된 노조는 의혹을 해명하며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을 썼다. 이 같은 단어 선택을 두고 재차 논란이 일자 노조 측은 결국 모든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금속노조 기아 화성지회는 지난 25일 소식지를 통해 “식당 관련 사업 중 과도한 언행으로 인해 급식업체 관계자 및 조합원들께 커다란 실망을 드렸습니다.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A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지난 2월 고객사 복지·총무팀 회식에 영양사들을 강제로 참여시키고, 회식에서 ‘나는 여자가 따라주는 술 아니면 안 먹는다’며 영양사를 접대부 취급했다”며 “초면에 나이가 많든 적든 반말은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익명의 힘을 빌려 누구라도 글을 올리고 싶었겠지만, 고객사에 당할 보복이 두려워 (폭로하는 것을) 모두가 망설였지만, 갑질의 정도가 나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성지회는 이어 “1차 사실관계 확인 결과 금전 및 접대 등 어떠한 부정행위는 없었음이 확인됐다”라며 “추측과 억측만으로 노조를 향해 비난과 비방, 저주를 퍼붓는 것은 노조를 흠집내고 단결을 저해하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사실관계를 떠나 피해 호소인께는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화성지회가 갑질 의혹 제기자를 가리켜 쓴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을 두고 다시 비판이 제기됐다. 피해자가 아닐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2020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 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피해자를 가리켜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화성지회는 그 뒤 재차 대자보와 소식지 등을 통해 “식당 관련 사업 진행 중 부주의한 언행으로 현대그린푸드 관계자 및 화성지회 조합원 동지들께 커다란 실망을 드렸다”며 공식 사과했다. 24일에는 변상민 화성지회장이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를 찾아 직접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변 지회장은 25일자 노보를 통해 “노조 상무집행위원들의 사업 방식과 행동에 대해 세심히 챙기지 못한 점 지회장으로서 참담한 심정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불필요한 관행은 없애고, 잘못된 관행은 뿌리 뽑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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