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경영진이 본 '한국 시장 부진'의 이유…"변화 지켜봐달라"

정한결 기자 2023. 5. 2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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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잭슨 푸조 CEO. /사진제공=스텔란티스코리아.

푸조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승승장구했다. '푸조 208'은 유럽에서 15년간 베스트셀링카 1위를 독점하던 폭스바겐의 골프를 끌어내리고 선두에 섰다. 유럽 외 판매량도 글로벌 전체 판매량의 27.4%로 끌어올렸고, 38개국에서 시장점유율 기존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유독 한국 시장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판매한 총 자동차 대수는 417대로, 전년보다 44.1% 감소했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0.5%. 존재감이 더욱 희미해졌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도 1965대로 전년보다 15.3% 줄어드는 등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푸조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크로스오버(CUV) 차량인 '더 뉴 408'을 출시해 한국 시장에서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한국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린다 잭슨 최고경영자(CEO)와 마티아스 호산 푸조 디자인 디렉터(총괄)도 방한했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잭슨 CEO와 호산 총괄,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과 만나 한국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왼쪽부터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 린다 잭슨 CEO, 마티아스 호산 푸조 디자인 디렉터. /사진제공=스텔란티스코리아.


푸조가 보는 한국 시장은 '트렌드세터(유행선도자)'다. 잭슨 CEO는 "트렌드를 주도하는 한국의 소비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은 전략적인 성장시장"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뒤처지면 다른 곳에서도 성공하기 힘들다는 인식이다. 잭슨 CEO는 "한국에서 선택받으면 다른 글로벌 시장에도 후광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푸조 경영진은 그런 한국 시장에서의 부진에 대해서는 차량 크기와 고객 서비스 미흡, 인지도 등을 꼽았다. 잭슨 CEO는 푸조 208의 한국 시장 부진에 대해 "유럽 같은 경우 B세그먼트(소형차) 선호도가 높은데 한국은 C세그먼트(준중형차)"라고 설명했다. 아우만 사장은 "가장 우선은 인지도로, 푸조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딜러 네트워크 재건·확장을 통해 과거에는 잘 하지 못한 고객 케어에 신경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푸조가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푸조 408을 한국서 최초로 출시한 이유다. 소형 해치백 중심에서 벗어나 준중형급 차량으로 반등을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잭슨 CEO는 "408은 SUV의 실용성과 세단의 (주행감을) 장점을 갖춘 새 컨셉의 차량"이라며 "잠재 고객은 디자인을 추구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들, 일과 가정 간 삶의 균형을 찾고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호산 푸조 디자인 디렉터(총괄) 역시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한국 음악·영화·음식 등이 매우 인기"라며 "푸조 브랜드의 창의성을 담은 408을 창의성에 대한 욕구가 큰 한국에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더 뉴 푸조 408. /사진제공=스텔란티스코리아.


푸조 경영진은 올해 한국에서 브랜드를 적극 키우면서 전기차 전환 등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위한 주요 거점으로 삼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잭슨 CEO는 "한국에 전동화 모델을 소개하고 있고 마일드하이브리드까지 지속적으로 신차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카쉐어링 등도 한국 시장에서 어떤 기회가 있을 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스텔란티스는 차량공유서비스 '프리투무브'를 운영 중인데, 한국서 이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푸조 경영진은 그동안 부족했던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고, 푸조의 매력적인 디자인을 앞세워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다시 얻겠다도 했다. 호산 총괄은 "브랜드도 중요하고, 고객과 브랜드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매력"이라며 "푸조 차량을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축인 매력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아우만 사장은 "뉴 408 출시를 기점으로, 올해 한국 시장에서 푸조 브랜드를 알리고 아이덴티티를 강화해 나가는 데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여태까지 부족한 모습이 많았지만 훨씬 더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네트워크와 제품 개선만이 아니라 푸조의 시장점유율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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