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두 달 남은 상장 '약속' 지킬까?
중복 상장 우려, 실적 악화 등 난관
코스맥스가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코스맥스이스트의 기업공개(IPO)를 올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2019년 코스맥스 이스트의 외부 투자를 유치하면서 올해까지 상장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입니다.
코스맥스이스트는 코스맥스의 중국·태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 법인을 거느린 비상장 중간 지주회사로, 코스맥스가 지분 87.71%를 보유하고 있죠. 중국 현지 고객을 상대로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주문자 개발생산) 화장품을 파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현지 화장품 회사의 성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과 달리 ODM 업체인 코스맥스는 중국에서 성장하고 있죠.
코스맥스이스트의 핵심 자회사인 코스맥스 차이나(COSMAX China, Inc.)는 지난해 매출 4322억원, 당기순이익 361억원을 거뒀습니다. 순이익률이 8.3%가 넘는 알짜 회사인 것입니다.
코스맥스가 코스맥스이스트의 상장을 약속한 것은 2019년입니다. 당시 코스맥스는 보유중인 코스맥스 차이나 지분 전량을 현물출자해, 코스맥스이스트를 새로 설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코스맥스이스트 지분 10%를 사모 투자사(PEF)인 에스브이글로벌뷰티제1호에 8289억원에 매각했죠. 코스맥스가 코스맥스이스트 지분 90%를, 나머지는 PEF가 갖는 지배구조인 것이죠.
투자조건도 붙었습니다. ①코스맥스는 PEF의 사전 동의 없이 코스맥스이스트 지분 65% 미만으로 떨어지는 지분 매각을 할 수 없다. ② PEF가 코스맥스이스트 상장 전 지분을 외부에 매각할 때 코스맥스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③코스맥스가 약정을 위반하거나 협의한 상장이 완료되지 않으면 PEF가 지정한 투자자에게 코스맥스이스트 지분 전부를 매각한다. ④매각거래 종결일로부터 4년이 되는 날까지 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코스맥스의 코스맥스이스트 지분 매각 '거래 종결일'은 2019년 7월 30일입니다. 올해 7월까지는 코스맥스이스트의 IPO를 완료해야 되는 것입니다. '데드라인'이 두 달 남짓 남은 상황으로 사실상 IPO 약속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인 셈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안에 상장하는 것이 투자받을 때 조건이었다"며 "계속 여러가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으로 IPO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더블 카운팅 이슈가 있어 IPO가 지연됐는데, PEF도 이 부분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상장 지연에 따른 코스맥스의 불이익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더블 카운팅 이슈'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해 기업가치가 중복계산되는 것을 뜻합니다. LG화학에서 물적분할해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등으로 '중복 상장'에 대한 소액주주의 불만이 커지자 정치권에서도 제동을 건 상황입니다. 이 탓에 코스맥스이스트의 상장도 지연된 것입니다. 2021년엔 청와대 국민청원에 코스맥스이스트의 상장을 반대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죠.
회사 관계자는 "더블 카운팅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코스맥스가 IPO 데드라인을 지키는 동시에 코스맥스 이스트의 '이중 상장'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셈입니다. 여기에 상장을 코앞에 둔 올 1분기 코스맥스 차이나의 당기순이익(34억원)이 전년동기대비 72% 급감한 것도 풀어야 숙제입니다. 코스맥스가 '묘수'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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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형 (wh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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