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수학] KAIST, 서울대 동시 합격 비결은

김진화 기자 2023. 5.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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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인구가 4만3000여 명인 경상북도 성주군 출신 중 서울대 수리과학부와 KAIST를 모두 합격한 학생이 있습니다.

"시험 기간 주말 기준으로 중학생 때는 8시간, 고등학생 때는 10시간 정도 공부했어요. 수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날이면 7, 8시간씩 수학만 했어요.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날로 정하면 그때는 그 과목만 열심히 했지요. 전체 공부 시간 중 수학에 투자한 시간이 40~50% 정도 돼요. 수학은 일단 문제를 많이 풀어야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이라고 생각해서 더 많은 시간을 쓰려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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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제공(임한순 촬영)

총인구가 4만3000여 명인 경상북도 성주군 출신 중 서울대 수리과학부와 KAIST를 모두 합격한 학생이 있습니다. 바로 해석학을 연구하는 수학자를 꿈꾸는 이지원 학생이에요. 성주여고 개교 이래 52년 만에 처음으로 영재고, 과학고 학생이 즐비한 KAIST에 23학번으로 당당히 입성한 이지원 학생을 만났습니다. 

Q. 언제부터 수학과에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나요.

"중1 때는 수학을 상당히 싫어했어요. 선행학습을 거의 안 해서 그런지 중학교 오고 나서 수학이 너무 어려웠어요. 또 갑자기 숫자보다 x, y처럼 문자가 많이 나오니까 버겁게 느껴졌어요. 이때부터 성주군에서 운영하는 국립학원인 ‘별고을 교육원’을 다녔는데 선생님께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러 가면 ‘얼마나 고민해봤냐’, ‘더 고민해봐라’라고 말씀하셨어요.

어쩔 수 없이 혼자서 고민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문제가 풀리는 거예요. 그때 생각보다 수학이 재밌어서 막연하게 수학과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수학과에 가겠다는 결심을 굳힌 건 고1 때였어요. 수학 교양서를 읽으면서 교과 과목을 넘어서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에 흥미가 생겼거든요."

Q. 어떤 책이었나요.

"김민형 교수님이 쓰신 '수학이 필요한 순간'과 그 후속작인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이에요. 이 책을 읽고 엄밀한 수학의 불완전한 면을 처음 알게 됐어요.

유클리드 기하학에는 공리 5개가 있고, 이를 부정하면 그 체계가 무너지는 게 아니라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생기잖아요. 그런 점에서 수학이 완벽하기만 한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책을 읽고 수학의 색다른 면을 발견해서 더 매력을 느꼈어요."

Q. 중고생 때 하루에 얼마나 공부했나요.

"시험 기간 주말 기준으로 중학생 때는 8시간, 고등학생 때는 10시간 정도 공부했어요. 수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날이면 7, 8시간씩 수학만 했어요.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날로 정하면 그때는 그 과목만 열심히 했지요. 전체 공부 시간 중 수학에 투자한 시간이 40~50% 정도 돼요. 수학은 일단 문제를 많이 풀어야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이라고 생각해서 더 많은 시간을 쓰려고 했지요."

Q. 수학은 문제를 많이 풀면 좋은가요.

"처음에 쉬운 문제를 많이 풀어서 기초 실력을 쌓아 올렸어요. 그다음 기계적인 문제 풀이보다는 생각하면서 푸는 문제를 위주로 풀어봤어요."

Q. 수학 공부할 때 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손과 발을 바쁘게 만드는 거요. 눈으로만 읽고 풀 수 있는 문제도 있지만, 지문이 길거나 어려운 문제는 그래프 등을 통해 이해해야 해요. 그런 문제는 일부러 똑같이 따라 적으면서 풀었어요. 문제를 읽는 속도는 느려지지만 그만큼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많아져요. 또 문제가 안 풀릴 땐 일단 그래프를 직접 그리고 식을 몇 개라도 적어놓으면 생각이 더 잘 나요. 다른 문제부터 풀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도 적어놓은 걸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지요. 

그리고 교무실에 찾아가서 질문을 열심히 해야 해요. 내신 출제자는 선생님이잖아요. 그러니 선생님께 질문하면서 문제를 어떻게 푸시는지를 보는 게 중요해요. 문제를 들고 갔을 때 좋은 문제라고 말해주실 때가 있는데 그 유형의 문제는 내신 시험에 항상 나왔어요."

수학동아 제공

Q. 수학 문제가 안 풀릴 때는 어떻게 해요.

"최대한 고민해보고 나서도 안 풀리면 답지를 봤어요. 대신 답지를 종이로 가린 다음 위에서부터 한 줄씩 읽으면서 제 풀이와 비교했어요. 다른 부분이 나올 때까지만 읽은 다음 제가 무엇을 잘못 생각했는지 파악해서 거기서부터 다시 풀어봤어요. 몇 번 반복했는데도 안 풀려서 결국에는 답지를 다 볼 때도 있지만, 답지를 한번에 다 보는 것보다는 이 방법이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Q. 수학 선행학습은 안 했나요.

"한 학기 정도만 미리 공부했어요. 겨울방학엔 다음 1학기 내용을, 여름방학엔 2학기 내용을 공부했지요. 어차피 고등학교 2학년이라면 당장 평가받는 건 '수1'이니까 '수1'만 열심히 해서 성적을 잘 받고 나중에 '수2'도 공부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조급하지 않았어요. "

Q. 개념이 이해가 안 되면 어떡해요.

"저도 수업 시간에 몇 번 내용을 놓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교과서는 굉장히 친절해요. 앞의 내용을 제대로 공부했다면 혼자서 다시 봤을 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돼 있어요. 또 개념이 이해가 안 되더라도 문제집에서 유형별로 어떻게 푸는지도 알려주고 있어서 그 방법대로 문제를 풀어보면 오히려 이해가 되기도 했어요."

이지원, 수학동아 제공
이지원, 수학동아 제공

Q. 다양한 수학 공부법은 어떻게 터득했어요.

"여기저기서 들은 방법을 저한테 맞는 방식으로 조금씩 변형해서 썼어요. 수학 오답 노트를 쓸 때 틀린 이유를 꼭 써야 한다는 것은 선생님한테 들었고, 답지를 한 줄씩 읽으면서 공부하는 것은 유튜브에서 봤어요. "

Q. KAIST에 지원할 때 고민이 있었다면서요.

"제가 KAIST에서, 그것도 수학과에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진짜 많이 했어요. 하지만 가서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자존감이 조금 내려갈 뻔하기도 했어요. 고등학생 때는 제가 못 푸는 문제가 있으면 제 주변에 풀 수 있는 친구가 많지 않았어요. KAIST에서는 대학 내용을 미리 배우고 온 영재고, 과학고 친구들이 다 풀 줄 알더라고요. 그런데도 제가 수업 내용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걸 보면 내년에는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관련기사

수학동아 5월호, [수학 상위 1% 비밀무기] KAIST, 서울대 동시 합격 비결은?

[김진화 기자 evolut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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