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릴 테니 잘 닦아주소’…연구진을 청소부로 오해한 고래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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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서부 닝갈루 해안의 산호초 지대에 서식하는 고래상어가 자신을 6년째 쫓아다니는 연구진을 '청소부'로 오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마크 미칸 호주해양과학연구소 겸임 선임연구원은 호주 공영방송 ABC와의 인터뷰에서 "고래상어 일부는 연구진이 기생생물을 쉽게 긁어낼 수 있게 앞에 설 수 있도록 해줬다"며 "연구진을 '헤엄을 못 치는 청소부'로 인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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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표면에 붙은 기생생물 긁어내 채취
고래상어, 연구진 기다려주는 등 '협조적'
"공생관계에 있는 '빨판상어'로 인식한 듯"
호주 서부 닝갈루 해안의 산호초 지대에 서식하는 고래상어가 자신을 6년째 쫓아다니는 연구진을 ‘청소부’로 오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연구진이 몸통에 붙어 있는 기생생물을 쉽게 긁어낼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UWA)와 호주해양과학연구소(AIMS) 연구진은 고래상어의 식이 패턴을 연구하던 과정에서 이 같은 일화가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는 국제학술지 ‘피쉬(fishes)’를 통해 최근 발표했다.
고래상어는 수중의 동물성 플랑크톤을 걸러내 섭취하는 ‘여과 섭식’ 상어다. 상어의 일종인데도 이름에 ‘고래’가 붙은 이유는 거대한 몸집 때문이다. 확인된 개체 가운데 최대 크기가 18.8m에 이른다.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 동식물 목록인 적색 목록에 ‘멸종 위기’ 등급으로 등록돼 있다.
연구진은 고래상어의 먹이사냥 패턴과 식이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72마리를 추적했다. 그 결과 ‘기생성 요각류(橈脚類·코페포다)’가 고래상어의 식단과 이동 흐름 등 각종 정보를 저장하는 ‘블랙박스’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양 생물종의 일종인 요각류는 대형 어류나 무척추동물의 먹이원으로 먹이사슬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속을 떠다니며 자유롭게 살아가기도 하지만, 일부는 대형 어류에 붙어 기생한다.
고래상어 피부표면에 붙어 기생하는 요각류는 상어 조직을 섭취하기 때문에 식생활 패턴을 추론할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브랜든 오소리오 UWA 생명과학대 소속 수석 연구원은 “고래상어와 기생생물의 탄소와 질소 동위원소 비를 분석한 결과, (기생성 요각류가) 고래 상어의 식단을 판단에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이 해양과학자들에게 의미가 있는 이유는 고래상어 특성상 먹이패턴을 조사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연구진에 따르면 고래상어는 깊은 밤이나 심해에서 먹이를 찾아 나선다.
문제는 고래상어가 계속 이동하는 탓에 기생생물을 채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6년간 작업을 이어오던 가운데 최근 변화가 생겼다. 고래상어가 연구진을 보고 속도를 줄이거나 멈춘 것이다. 연구진은 고래상어가 자신들을 공생관계에 있는 청소 동물로 인식하는 듯하다고 밝혔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마크 미칸 호주해양과학연구소 겸임 선임연구원은 호주 공영방송 ABC와의 인터뷰에서 “고래상어 일부는 연구진이 기생생물을 쉽게 긁어낼 수 있게 앞에 설 수 있도록 해줬다”며 “연구진을 ‘헤엄을 못 치는 청소부’로 인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래상어에 있어 요각류는 성가신 존재다. 번식할 경우 피부에 염증이 생길 수 있는 데다, 물에 대한 저항을 증가시켜 헤엄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통상 빨판상어가 요각류를 제거해주지만, 입 주변이나 지느러미 끝부분 등 몸통 구석구석까지 닿지는 못한다.
연구진은 고래상어와 교감한 흥미로운 일화를 전하면서도 일반인들이 관광 목적으로 고래상어에 함부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미칸 선임 연구원은 "고래상어의 몸무게는 수t에 달하며 꼬리에 부딪힐 경우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다"며 "안전을 위해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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