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깨운 제약주권의 교훈… 토종 백신·치료제는 어디까지

최영찬 기자 2023. 5. 27.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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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코로나 엔데믹 공식화, 제약업계 영향은③] 엔데믹에도 백신 개발 끝나지 않았다

[편집자주]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다. 코로나19에 대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했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3년 3개월 만이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으로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기간 수혜를 입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백신·치료제 개발기업, 진단기업들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토종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성공했지만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반기 중으로 다양한 변이주에 대한 연구결과를 확보해 접종자 수를 5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진은 2025년 인천 송도에 완공 예정인 R&PD 센터 조감도.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기사 게재 순서
①'팬데믹에 한시적 시행' 비대면진료의 제도화 험로
②"급하다 급해"… 진단기업 살길 찾기 분주
③코로나가 깨운 제약주권의 교훈… 토종 백신·치료제는 어디까지

한국은 자체 기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동시에 보유한 세 번째 국가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언뜻 제약바이오 주권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렉키로나는 오미크론 변이주에 대응하지 못했고 정맥주사(IV) 제형으로 개발돼 투약 시간이 길어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에 밀리며 시판 1년 만인 2022년 2월 공급 중단됐다. 스카이코비원도 화이자·모더나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에 밀리며 지난해 11월 완제품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코비원 확대 기대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은 스카이코비원이 상업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을 스카이코비원 접종 확대의 기회로 보고 있다.

안 사장은 지난 4월28일 기자간담회에서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된 스카이코비원은 유통·보관의 용이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강점으로 코로나19 연례접종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며 "연내 영국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스카이코비원의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상반기 중 BN.1, XBB 등 다양한 변이주에 대한 스카이코비원 예방효과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면서 긍정적 결과가 나오면 스카이코비원 접종자 수가 5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5월15일부터 시작된 상반기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에서 스카이코비원 접종 확대 기대감도 생겼다. mRNA 백신 접종 금기대상자 또는 mRNA 백신 접종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노바백스나 스카이코비원을 보조적으로 접종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화이자·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에 밀려 접종자 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스카이코비원의 접종자 수가 증가하는 것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5월22일 기준 스카이코비원의 누적 접종자 수는 3404명에 그쳤다. 상반기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이 시작된 5월15일 이후 스카이코비원 접종자는 4명에 불과하다.

에스티팜을 포함해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는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으로 인한 백신 수요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백신 개발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 안산 반월에 있는 R&D이노베이션 센터. /사진=에스티팜


"백신 플랫폼 내재화는 계속"


엔데믹 전환으로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는 백신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당장의 코로나19 백신 상업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코로나19 백신 개발 성공 경험을 축적해 향후 발생할 새로운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팬데믹 기간 코로나19 백신 수급이 쉽지 않았고 백신 구매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던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감염병 백신 관련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면 국민건강을 지키는 제약보국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다.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코비원을 기반으로 범용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으로 주목받은 mRNA 백신 플랫폼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mRNA 관련 기업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는데 안 사장은 이르면 연내 1곳을 인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에스티팜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2종의 임상 개발을 통해 자체 개발한 mRNA 관련 필수 기술을 검증 중이다. 기술 검증에 성공하면 저개발국가에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mRNA 의약품 CDMO 사업 확장에 필수적인 기술을 자체 확보하게 돼 생산비용 절감을 통한 CDMO 사업 확장 기반도 구축할 수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월 콩고민주공화국과 필리핀에서 임상 3상 시험을 마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유코백19의 중간분석 결과를 정리하는 중이다. 3분기 중 품목허가를 신청해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 품목허가를 받고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변이주가 아닌 기본 코로나19 바이러스인 우한주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유코백19을 기반으로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혼합백신도 개발할 방침이다.

셀리드도 5월23일 식약처에 오미크론 변이주에 대응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dCLD-CoV19-1 OMI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신청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의지를 꺾지 않았다.

일동제약과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품목허가 획득을 추진하면서 토종 2호 치료제 출시 기대감이 나온다. 사진은 일동제약 본사. /사진=일동제약


국산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탄생하나


일동제약과 현대바이오사이언스(현대바이오)가 개발 중인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해 품목허가 절차에 돌입했다.

일동제약은 지난 1월 식약처에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의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올 하반기 조코바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조코바의 원 개발사인 시오노기제약은 일본서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만에 조코바로 매출 1조원 이상을 올렸고 미국서는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주도로 지난 2월부터 조코바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현대바이오는 코로나19 치료제 제프티의 임상 2상 시험을 마친 뒤 최근 식약처에 제프티의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에 앞서 사전 허가 검토를 신청했다. 질병관리청은 이 신청과 별도로 제프티의 긴급사용 승인을 위한 검토에 나선 것으로도 파악됐다.

최영찬 기자 0chan1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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