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데이 없었다면.." 진짜 박소진을 만나다[★FULL인터뷰]

김노을 기자 2023. 5. 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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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노을 기자]
/사진제공=눈컴퍼니
"데뷔 초 땐 '진짜 나'보다 만들어 내려고 하는 상품을 향해 나를 깎아서 그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음악을 아주 좋아했음에도 재미를 못 느낀 것 같고요." - 박소진 인터뷰 중

그룹 걸스데이를 거쳐 어엿한 배우로 거듭난 박소진이 비로소 '진짜 나'를 찾았다.

박소진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의 한 카페에서 ENA 수목드라마 '보라! 데보라'(극본 아경, 연출 이태곤, 서민정)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스타뉴스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25일 종영한 '보라! 데보라'는 연애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연애코치 데보라(유인나 분)와 연애는 진정성이라는 출판 기획자 수혁(윤현민 분)이 함께 연애서를 만들면서 시작되는 과몰입 유발 로맨스다.

박소진은 보라의 절친이자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에디터인 이유정 역을 맡아 호연했다. 그는 무심한 남편 때문에 속상하면서도 사랑스러운 팔불출인 유정을 생동감 있게 연기해 '보라! 데보라'의 감초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박소진은 드라마 종영 소감을 묻자 "추운 겨울을 함께 보낸 동료들에게 고맙다. 서로를 따뜻하게 챙겼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기에 그 또한 감사하다. 유정이라는 역할을 할 수 있었기에 그 역시 감사하다"고 밝혔다.

◆ 인터뷰 중 극 중 장면 언급하다 눈물 고일 정도로 몰입
/사진제공=눈컴퍼니
박소진은 드라마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던 중 순식간에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유정이 무심한 남편 양진우(이상운 분) 대신 억지스러운 기념일을 핑계로 스스로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장면을 언급하면서다.

그는 "대본을 보는데 유정, 진우 부부에 대한 에피소드가 흥미로웠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 생활을 직접 겪어보지 않았음에도 알 것만 같은 그런 느낌들 있지 않나. 그런 게 담겨 있었고, 실제로 극을 통해 그런 감정을 겪어보고 싶었다. 저에겐 그게 자극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연기를 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명품백 신을 찍으며 '아, 내가 느낄 감정이 이거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고, 여러 이상한 생각이 몰아쳤다. 그리고 이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결혼을 해봐야만 알 수 있는 기분 아닌가"라고 천천히 털어놓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소진은 유정에 대한 아이디어를 실제 즐겨보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서 얻기도 했다. 그는 "리얼리티 예능을 엄청 본다"고 밝히며 웃은 뒤 "그 안에 캐릭터가 다양하다. tvN '우리들의 차차차' 속 조갑경 선배님 에피소드에서 아까 언급한 명품백 신 바이브를 찾았다. 채널A '결혼 말고 동거'에는 안정기에 접어든 커플도 있는데, 그런 커플을 볼 때 유정이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고 전했다.

◆ 연애와 결혼, 타인과 맺는 관계에 대한 두려움 고백
/사진제공=눈컴퍼니
박소진은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세상이 많이 변하긴 했지만 만약 결혼을 했다가 연기 활동에 제약이 생기진 않을까 싶은 두려움이 있다. 그 정도로 저에겐 일이 중요하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누군가와 영원하다는 게, 상상하기도 어렵다. 누군가를 평생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큰 부담감이 있다. 그런데 이번 드라마를 찍으며 '결혼해서 좋다는 사람들은 이래서 좋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 원랜 (결혼을) 하지 않고 싶다는 마음이 80%였다면 현재는 반반이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인간관계에 대한 실패를 유난히 두려워 하는 것 같다"며 "실패랄 건 없는데 유정이처럼 (타인과 관계 맺는 것을) 무서워 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털어놨다.

박소진은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연인, 부부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성실함과 정직함이다.

박소진은 "성실, 정직이 가장 중요하고 좋을 때만 같이 있는 게 아니라 힘들 때도 함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 서로 속도가 달라도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이건 일할 때도, 친구 사이에도 중요하다. 그리고 갈등이 있을 때 원하는 걸 얘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결국엔 나에게 가장 친절해 줄 마음이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정이라는 인물과 싱크로율도 높은 편이다. 그는 "여린 티를 내고 싶지 않아하는 모습이 가장 싱크로율이 높다"면서 "유정도 저도 관계에 대한 불안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연애 방식은 비슷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원래 사람을 무서워 한다. 이 일을 하면서 그런 게 좀 더 커진 거 같다. 극복을 하려고 애를 쓰던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제가 가진 소중한 사람들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저한테는 다행히 멤버들이라는 가까운 사람들이 있고, 저는 제가 가진 게 충분하기 때문에 이제는 애쓰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 걸스데이 소진 거쳐 배우 박소진으로, 이제야 찾은 '진짜 나'
/사진제공=눈컴퍼니
박소진은 2010년 그룹 걸스데이로 데뷔한 후 배우로 전향해 드라마 '스토브리그', '더 킹: 영원의 군주', '나를 사랑한 스파이', '괴기맨숀: 디 오리지널', '별똥별', '환혼'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 경력을 쌓았다. 차기작도 예정된 상태다. 오는 29일 첫 방송되는 tvN 새 월화드라마 '이로운 사기'(극본 한우주, 연출 이수현)에서는 외유내강의 표본, 정신과 전문의 모재인 역으로 새로운 변신을 꾀한다.

걸스데이는 박소진을 비롯해 유라, 민아, 혜리 모두가 연기자로 활약하고 있다. 박소진은 이에 대해 "팀 생활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라 그런지 서로 조언을 하진 않는다. 다만 제가 생각할 때 일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지지받는다는 느낌인 것 같다. 그래서 저희는 서로 힘이 되어주려고 애쓰는 건 맞는 듯 싶다"고 밝혔다.

'박소진에게 걸스데이란 어떤 의미냐'라는 질문에는 "저는 그런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걸스데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변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도 "걸스데이가 없었으면 지금의 소진은 없었을 것"이라며 "멤버들은 저에게 좋은 스승 같다. 저는 과하게 생각을 파고 들어가는 면도 있고, 엉뚱하고 헐랭한 구석도 많은데 그런 면들을 예쁘게 만들어준 게 멤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걸그룹을 거쳐 어엿한 배우로 인정받은 박소진은 이제야 '오롯한 박소진'으로 보여져 만족감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데뷔 13주년에 접어든 그는 자신의 말대로 비로소 자기 자리를 찾은 듯 보였다.

박소진은 "데뷔 초 때와 가장 달라진 건 '재미'인 것 같다. 이제는 재미있게 일을 하고 있다. 나를 쓸 수 있다는 것, 그게 가장 많이 달라진 점 같다. 데뷔 초 땐 '진짜 나'보다 만들어 내려고 하는 상품을 향해 나를 깎아서 그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음악을 아주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를 못 느꼈던 것 같다. 이제는 일에 있어서는 훨씬 만족도가 높다"고 털어놨다.

한편으로는 가수 박소진을 그리워 하는 이들도 많다. 다시 무대 위에 오르는 모습을 볼 기회가 있느냐는 물음에 박소진은 "현재까진 그럴 계획은 없고, 저에게 그 능력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이어 "저는 그냥 음악을 너무 사랑했다. 노래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멋지고 존경스럽다. 음악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게 멋지게 느껴진다. 하지만 저에게 그런 면이 있냐고 하면 그건 잘 모르겠다. 이상하게 마음에 '꿈'처럼 있다"고 고백했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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