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로맨스 없는데…'구미호뎐1938' 시즌2가 더 재밌는 이유 [N초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tvN 토일 드라마 '구미호뎐1938'(극본 한우리/연출 강신효 조남형)이 선보이는 시즌2가 시즌1보다도 흥미로운 전개로 주목받고 있다. 이달 6일 처음 방송된 12부작 '구미호뎐1938'은 1938년 혼돈의 시대에 불시착한 구미호가 현대로 돌아가기 위해 펼치는 K-판타지 액션 활극이다. 지난 2020년 12월 5.8%(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던 '구미호뎐'의 속편으로, 현대를 배경으로 했던 시즌1과 달리 주인공 이연(이동욱 분)이 1938년 일제강점기에 불시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앞서 방송됐던 '구미호뎐'은 이연의 애절한 로맨스로 인기를 끌었던 바다. "여우는 한번 맺은 짝은 절대로 버리지 않는다"는 구미호 이연은 한때 백두대간을 수호하는 산신이었으나, 첫사랑이자 인간인 아음(조보아 분)의 환생을 600년 동안 기다리며 내세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현세를 어지럽히는 요괴들을 잡는 공무원으로서의 임무를 이어왔다. 시즌1에서는 방송국 PD 남지아로 환생한 아음과 재회, 갖은 역경을 딛고 인간이 되고 싶었던 소망과 간절했던 사랑도 이루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시즌2는 이연이 삼도천의 수호석을 되찾고자 1938년의 경성에 불시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된 서사다. 남지아와 운명적인 사랑으로 맺어진 만큼, 시즌2에서는 이연의 로맨스는 없다는 사실이 일찍이 예고됐으나 시즌1보다 풍성한 이야기로 기대 이상의 흥미로운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시즌1에서는 형 이연을 되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동생 이랑(김범 분)을 비롯해 산신 시절 친구였던 류홍주(김소연 분), 천무영(류경수 분)과의 재회가 그려지고, 일제의 탄압과 독립운동가들의 활약까지 시대적 비극도 담겼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구미호의 액션과 볼거리도 한층 다채로워졌다. '구미호뎐1938'은 이연이 불시착한 뒤 일본군을 단번에 제압하는 화려한 액션으로 포문을 여는가 하면,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장총 액션으로 서부극 액션까지 장르를 확장했다. 본체가 수리부엉이인 류홍주와의 기차 액션신과 홍백탈로 정체를 숨겼던 백두산 호랑이인 천무영과의 추격신 등 산신들의 양보 없는 대결 또한 '구미호뎐1938'만의 볼거리였다. 이외에도 동방삭, 새타니 등 요괴들과 조왕신, 업신과 같은 토착신과의 에피소드에서도 동양설화를 활용한 영리함까지 엿보게 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이 판타지 세계를 구현한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이동욱은 이연 그 자체로, 시즌1보다 더욱 물오른 비주얼과 다채로워진 캐릭터를 표현해냈다.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던 로맨스는 없지만 이연을 중심으로 한 관계에서 모든 인물들과의 뚜렷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준다는 점이 돋보인다. 다시 미래로 가게 되면서 자신 없이 남겨질 이랑이 걱정돼 동생의 로맨스까지 참견하는 오지랖부터 오른팔 구신주(황희 분)와의 유쾌한 케미스트리까지 판타지는 물론, 코미디까지 넘나드는 유연한 연기로 캐릭터에 매력을 더했다. 자신을 짝사랑하는 류홍주, 그런 그녀를 마음에 둔 천무영과의 삼각관계와 복합적인 우정 관계까지 아우르며 빈틈 없는 활약으로 드라마를 채웠다.
특히 '구미호뎐1938'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향후 일본 요괴들과의 맞대결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조선총독부의 경무국장 가토 류헤이(하도권 분), 경무국 보안과 요원 사이토 아키라(임지호 분)는 조선인들은 물론, 이연까지 위협하는 인물들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1938년은 이연이 아음을 잃은 후 아편에 빠져있던 시기로, 미래에서 온 이연이 당시 사랑 때문에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관계와 시대적 비극과 마주하게 되는 만큼, 그 과정에서 일본군으로 둔갑한 요괴들과의 정면 대결은 불가피하다. 가토 류헤이의 처제이자 기자인 선우은호(김용지 분) 또한 은밀하게 독립군에 가담해 있어, 항일운동과 관련한 서사도 비중있게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구미호뎐1938' 웰메이드 K-판타지 액션물이라 해도 손색 없을 만큼 연출과 대본, 연기의 시너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드라마틱한 서사부터 시대와 액션을 구현해내는 탁월한 연출력이 한몫했다. 토종 설화 속의 요괴를 녹여낸 드라마로 전세계 19개 국가의 아마존프라임비디오 TV쇼 부문(영어/비영어 콘텐츠 포함) 톱10(글로벌 OTT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집계)에 진입했다는 성과도 유의미하다.
국내에서는 2회가 7.1%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고, 가장 최근 방송분인 6회가 6.9%를 달성했다. 수목드라마였던 시즌1과 달리 토, 일요일에 편성된 점도 시청률 상승에 한몫했지만 이전 시즌보다 흥미롭고 더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호평은 '구미호뎐 1938'의 더욱 값진 성과가 됐다. '구미호뎐 1938'는 오는 6월11일 종영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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