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 ‘닭꼬치 플랫폼’으로 연매출 50억원, 청춘에프앤비
유통 플랫폼 ‘꼬치마켓’ 이어 공장도 마련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45개 직영·가맹점
“10년 전 자본금 500만원을 들고 닭꼬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창업 전 대학축제와 해수욕장 인근에서 직접 장사를 해보면서 닭꼬치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유통을 시작으로 생산·프랜차이즈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해 연매출 50억원이 넘는 푸드테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박진완 청춘에프앤비 대표는 10년 전 대학생이던 시절 소자본으로 창업한 청년사업가다. 사업을 했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평소 창업을 꿈꿨고, 우연히 접한 닭꼬치에 매력을 느껴 학교를 휴학하고 장사를 시작했다. 박 대표는 “성별·연령과 무관하게 꾸준히 사랑받는 게 닭꼬치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장사꾼으로 시장에 발을 들인 박 대표는 2014년 닭꼬치 제조사와 사업자들을 연결해주는 B2B(기업 대 기업) 플랫폼 ‘꼬치마켓’(구 청춘푸드)을 설립하며 사업가로 변신했다. 쇼핑몰 홈페이지 디자인부터 상품 브랜딩,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제조사 계약까지 챙기고, 점주들에게 닭꼬치 조리법을 알려주면서 사업을 키웠다. 꼬치마켓은 현재 전국 5500개사가 찾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닭꼬치 유통사업으로 시작해 생산공장도 만들었다. 그동안 닭꼬치는 주로 수작업에 의존해 생산량을 늘리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꼬치마켓 설립 이듬해인 2015년 장안동에 공장을 설립해 5년간 운영했고, 2020년 잠시 휴지기를 가진 뒤 지난해 8월 닭꼬치 생산기업 ‘비에스푸드테크’를 정식으로 설립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달시장이 커질 무렵엔 닭꼬치 배달전문 매장 ‘청춘닭꼬치’를 열었다. 역삼동에 1호점을 오픈한 뒤 4개월 만에 직영매장이 4곳으로 늘었고, 가맹 문의까지 들어오면서 현재는 45개 직·가맹점을 거느린 프랜차이즈로 거듭났다. 박 대표를 강남구 테헤란로 본사에서 만났다.
-500만원으로 창업하기까지 많은 난관이 있었겠다.
“모교인 서울시립대 기준으로 2년 치 등록금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닭꼬치 장사를 하면서 사업이 잘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처음에는 면목동 전통시장에 있는 한 정육점을 인수해 생산공장을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공인중개사의 설명과는 달리 계약한 면적이 작아서 육류 제조업체로 허가를 받을 수 없었다. 보증금과 권리금까지 다 낸 상태에서 그 사실을 알게 돼 난감했다. 고민하던 중 유통사업으로 방향을 돌렸다.”
-유통 플랫폼은 어떻게 운영했나.
“닭꼬치 장사를 하면서 알게 된 제조공장 사장님을 섭외해 제조사와 닭꼬치 사업자를 잇는 유통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닭꼬치 시장에는 B2B 쇼핑몰이 없었다. 최초로 유통 사이트를 만들었고 OEM 계약부터 홈페이지 디자인까지 직접 했다. 그렇게 만든 것이 ‘꼬치마켓’이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상품 브랜딩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식품이 아니라 신뢰를 판다는 슬로건으로 사이트를 만들었고, 우리 플랫폼을 통해 판매되는 제품에는 ‘청춘닭꼬치’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점주들에게는 조리기술을 무료로 전수했다.”
-꼬치마켓을 운영하면서 생산공장도 차렸는데.
“사업 시작과 함께 월 매출이 수직으로 상승했다. 3000만원에서 6000만원, 1억원으로 급증했다. 매출이 커지니까 닭꼬치를 넣을 공간이 부족해졌다. 더 넓은 공간을 찾아 2015년 6월 장안동으로 이사했고, 이 과정에서 생산공장을 차렸다. 작년 8월에는 인천 남동공단으로 공장을 옮기면서 ‘비에스푸드테크’라는 제조기업을 설립했다.
생산공장을 차리는 것은 사업 초기부터 가졌던 목표였다. 장사를 직접 해보면서 닭꼬치 시장을 키우려면 품질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수작업에 의존하는 탓에 하루 생산량이 제한적이고, 품질 관리도 잘 안 됐기 때문이다. 현재 비에스푸드테크에서는 연간 최대 400만개의 닭꼬치를 생산한다.”
-프랜차이즈는 어떻게 시작했나.
“창업 후 꼬치마켓과 생산공장을 잘 운영하고 있었는데 2020년에 위기가 닥쳤다. 코로나19 여파로 유통매출은 반토막이 났고, 장안동 생산공장은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작업자들을 내보내고 문을 닫아야 했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고민하던 중, 예전부터 생각했던 닭꼬치 배달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배달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사업자를 내서 음식 제조도 하고 배달도 직접 했다. 배달 과정에 닭꼬치가 식지 않도록 포장용기를 보온팩과 핫팩으로 둘러쌌다. 사업 첫날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일했는데 달랑 3건이 나갔다. 그런데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서 재주문이 발생했고, 하루에 세 번을 시키는 사람까지 등장하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현재 매장 수는.
“장안동 공장이 문을 닫은 후 사무실을 역삼역으로 옮겼고 배달매장을 정식으로 열었다. 그런데 채 얼마 되지 않아 강남구 전체에서 배달의 민족 애플리케이션(앱) 맛집랭킹(야식분야) 1위를 했다. 4개월동안 건대와 장안동, 신림동에도 추가로 개점했는데 전부 1위에 올랐다. 이후 가맹문의가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업 초반에는 가맹점을 내는 것에 회의적이었다. 창업 전 닭꼬치 장사를 하면서 가맹점 문의를 받아 매장을 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나이·지역 제한 없이 가맹점을 늘리다 보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청춘닭꼬치는 어느 정도 시장성이 검증됐고, 제조 기반도 갖춰졌으니 가맹점을 내기로 했다. 현재 직영점과 가맹점을 포함해 총 45개 매장으로 늘어났다.”
-가맹점주는 어떻게 선발하나.
“제대로 된 분을 뽑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면접을 2차까지 보기도 했고, 면접 통과 이후 조리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면 탈락시키기도 했다. 지금은 아니지만 초반에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만 가맹점을 열었고 나이 제한도 뒀다.
우리는 까다롭게 점주를 뽑고 로열티도 저렴하지 않다. 대신 로열티의 절반을 브랜드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가맹점을 관리하는 직원들에게 쓴다. 맛집랭킹 1위를 장기간 기록한 가맹점에 최대 2000만원 규모의 상금과 상패를 주는 ‘상생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추진하나.
“미국과 캐나다, 뉴질랜드, 동남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가맹문의가 왔다. 아직은 전부 거절했다. 생산공장이 있지만 여전히 수작업 의존도가 높아 해외로 진출하면 가맹점 관리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일부 생산라인에 기계를 도입했지만 전체 공정 중 닭을 꼬치에 끼우는 과정 정도만 자동화됐다. 앞으로 자동화율을 더 높여 해외 가맹점을 늘리고, 공장도 수출할 계획이다.”
-그간의 경영 성과는 어땠나.
“자본금 50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현재 연 매출은 50억원 수준이다. 창업 후 지금까지 누적 기준 매출은 250억원이다.
지금까지 투자를 받지 않았으나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이제는 투자 유치에 신경쓰고 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선정하는 ‘이노비즈’(기술혁신기업 인증) A등급을 획득했다. 기술신용평가기관인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기술 평가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기부 지원사업에 참여해 박람회 참여 비용 등을 지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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