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원웅 악몽’에 허물어진 광복회, 뼈대 완전히 갈아 끼워야
25일 선출된 이종찬 신임 광복회장은 “광복회는 설립 이후 최악의 위기 상황에 있다. 특단의 각오로 운영을 쇄신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김원웅 전 회장이 광복회를 이념 집단 비슷하게 만든 게 잘못”이라며 “이 때문에 단체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고 했다.
독립 유공자 후손들을 주축으로 한 광복회는 문재인 정부 시절 김원웅씨가 회장으로 부임하면서 국가 정통성을 부정하고 사회 분열에 앞장서는 ‘문제 단체’로 전락했다. 김씨가 2년 8개월간 회장 자격으로 한 일이라고는 허무맹랑한 친일파 타령으로 나라를 난장판으로 만든 것뿐이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 애국가 작곡한 안익태 선생, 백선엽 장군 등을 친일파로 매도하며 문재인 정부의 친일 몰이 선봉대 역할을 했다.
김씨는 이렇게 문 정권의 비위를 맞춰가며 광복회를 그의 사조직이자 사(私) 금고처럼 운영했다. 그가 사용한 법인 카드 7900여 만원 중 4분의 1은 간식과 반찬 구입 등을 위해 편의점, 수퍼마켓에서 사적으로 사용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자신의 가발 미용비, 목욕비, 마사지비 등으로 쓰기도 했다. ‘독립운동가 100인 만화 출판 사업’을 하면서 자신의 모친을 김구 선생보다 140쪽 더 두꺼운 430쪽으로 제작하고 자신의 출생 장면도 7컷에 걸쳐 다뤄 “우상화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광복회는 김 전 회장이 사퇴 후 자리와 돈을 놓고 파벌 싸움을 하며 국민의 분노를 샀다. 후임 회장 선출 문제로 대립, 이번에 이 회장이 새로 선출되기 전까지 1년에 네 차례 회장이 바뀌며 소송전을 벌였다. 이런 지경이다 보니 조직 운영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지금도 광복회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김원웅 전 회장의 2021년 방송 인터뷰가 버젓이 올라와 있다. 부채가 늘고, 국고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는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일제시대 만주 벌판에서 풍찬노숙(風餐露宿)하며 조국 독립을 염원했던 선열들이 이런 광복회를 상상이나 했겠나.
신임 이 회장은 “원칙을 바로잡아 국가 중추 원로 기구로 위상을 갖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원웅 악몽으로 광복회 조직이 워낙 심하게 허물어진 터라 뼈대를 완전히 갈아 끼운다는 각오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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