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밤은 내 꿈이 빚은 아름다운 세계… 씩씩하게 걸으면 하나도 안 무섭지!
별빛 텐트
랜디스 블레어 지음·그림 | 신수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40쪽 | 1만7000원
창밖 하늘엔 달과 별들이 한가득. 그 밑 침대 위에 인형을 줄줄이 앉혀 놓고 누웠는데도, 오늘 아이는 좀처럼 잠이 오질 않는다. 천장의 무늬와 조각보 이불, 침대 밑과 닫힌 옷장 속 어둠까지, 무슨 미지의 괴물처럼 스멀스멀 미끄러지며 다가오는 것 같다. 슬그머니 이불을 들추고 속을 들여다 봤더니, 이게 무슨 일! 거대한 텐트 안 같은 이불 속 세계에 별들이 가득하다. 힘을 낸 아이는 별들이 비춰주는 대로 길을 떠난다.
성큼성큼 걸어 들어간 숲속은 크고 작은 괴물들의 세상. 무서워 숨으려 하는 아이에게 괴물들이 웃으며 말을 건넨다. “아무도 너를 해치지 않아. 넌 별들이 우리에게 데려온 아이인 걸!” 시끌벅쩍 왁자지껄, 이불 밑 별빛 텐트 속 모험이 시작된다. ‘하나도 졸리지 않다’고 말하지만, 모험을 거듭할수록 눈꺼풀은 자꾸만 무거워진다. 기차를 타고 작은 섬에 도착하고, 높은 탑에 올라 이 세계를 내려다보고 나면, 아이는 별빛으로 가득한 꿈을 꾸게 될 것이다.
상상력은 아이의 가장 큰 힘. 아직 완성되지도 제한받지도 않는 아이들의 상상력은 종종 어른은 이해 못 할 방향으로 기발하게 부풀어 오른다. 이 책은 이야기 솜씨 좋은 할머니처럼, 낯선 밤의 세계를 보며 커지는 아이의 두려움을 긍정적 상상으로 떨쳐내도록 이끈다.
모리스 샌닥(1928~2012)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떠오르는 그림 체. 그물처럼 촘촘하게 펜 선을 쌓아 올린 크로스 해칭 기법이 낯익고도 신선하고, 푸른색과 보라색 위주로 절제해 쓴 색깔 덕에 오래 들여다봐도 편안하다.
불을 끄고 보면 표지의 별과 제목 글씨가 형광색으로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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