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오프닝 약발 기대에 못 미쳐, 세계 경제도 불안한 시선 [중국 리오프닝에도, 시름 깊은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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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기대했던 것 만큼 효과가 없었는데, 이마저도 끝나간다.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전망치를 잇따라 하회하면서 2분기 이후 실적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4월 중국 소매판매는 3조4910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4% 증가했다. 3월(10.6%)에 이은 두 자릿수 증가지만 로이터통신(21%) 등 시장의 전망치를 하회했다. 지난해 4월 중국의 경제수도인 상하이가 코로나19로 봉쇄돼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소비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산업생산은 5.6% 증가해 역시 시장 전망치(로이터통신 10.9%)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마저도 지난해 4월 산업생산이 2.9% 감소했던 기저효과가 반영돼 있다. 특히 중국의 ‘아픈 손가락’인 청년 실업률 지표가 사상 최악으로 치솟으며 우려를 낳고 있다.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0.4%로 3월보다 0.8% 상승해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위니 우 뱅크오브아메리카 중국 주식 전략가는 미 CNBC에 “중국 경제 회복세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치 않다”면서 “중국의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 동력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세계경제는 중국 경기 회복세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기대 ‘상저하고(上低下高)’를 노렸으나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현지시간) “막대한 부채,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인해 중국경제 자체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보여줬던 성장세를 재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의 리오프닝이 세계경제에 주는 활력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경제는 빠른 속도로 회복하며 세계경제를 이끈 바 있다.
한국은행도 1분기에는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효과가 거의 없었지만 그나마 중국경제가 다시 고꾸라지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1% 성장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25일 경제전망보고서(인디고북)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1.4%로 전망하면서도 중국 경제의 회복이 지연되고, 선진국 금융불안이 확대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1.1% 성장을 예측했다. 중국의 성장 동력이 강화되는 최선의 상황에서는 성장률이 1.4%에서 1.6%로 높아진다고 추정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국내 경기는 부진을 이어가다 하반기 이후 점차 나아지겠으나 회복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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