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후에 꿀 생산량 급감…대체 수확 ‘고심’

이지현 2023. 5. 2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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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꿀벌들이 죽거나 사라지면서 꿀 생산량도 크게 줄어 양봉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천연 벌꿀 대신 로열젤리나 프로폴리스 같은 대체 수확에 눈길을 돌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이지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꽃나무가 군락을 이룬 산자락에 자리 잡은 벌통들.

벌통을 열어보니 꿀이 거의 차 있지 않습니다.

봄꽃이 만개하는 5월이면 벌통 서른 개 기준 7일 동안 300kg의 꿀을 딸 수 있지만, 올해는 절반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최순열/양봉 농민 : "아마 기후 관계로 그런 것 같아요. 한 60%가 줄어든 거죠."]

평년보다 이른 낮 더위에 봄꽃들이 열흘 이상 빨리 폈는데 새벽 기온은 10도 가까이 떨어지면서 저온 피해를 겪은 탓입니다.

실제 5월부터 6월 초까지 꽃을 피우며 국내 꿀 생산량의 70%를 책임져온 아카시아는 이미 대부분 졌습니다.

꿀 생산량이 줄자 로열젤리와 프로폴리스 같은 대체 수확물로 눈길을 돌리는 농가도 늘고 있습니다.

꽃에 의존하는 꿀과 달리 동면 때를 제외한 3월부터 10월까지 모든 기간 채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널리 알려진 기능성 성분으로 시장 가격도 꿀보다 3배에서 10배 정도 높습니다.

[최홍민/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연구관 : "프로폴리스 같은 경우에는 항산화, 항염증 물질들이 많이 있고, 로열젤리 또한 피부 노화, 주름 개선, 면역력 강화, 자양강장 등 다양한 기능성이..."]

다만 전문 기술을 익혀야 하고 판로도 제한적이어서 농가 참여가 쉽지 않습니다.

[최규갑/양봉협회 부안지회장 : "전문적인 지식이 많이 필요해요. 도움은 되겠지만, 아무나 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집단 폐사 피해를 잊고 올해 농사에 희망을 걸어왔던 양봉 농가들.

기후 변화 앞에 또다시 위기를 맞으며 활로를 찾기 위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이지현 기자 (id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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