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도살장·드론 전투지… 기피 업무 노동자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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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상담사인 해리엇은 2010년 미국 플로리다주 한 주립교도소에 고용돼 전환치료병동(정신과 치료시설)에서 일했다.
미국 탐사보도 전문기자 이얼 프레스는 책 '더티 워크(Dirty Work)'에서 해리엇을 비롯해 교도소, 대규모 정육공장(도살장), 드론 전투기지 등 대부분 사람이 꺼리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삶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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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워크/이얼 프레스/오윤성 옮김/한겨레출판/2만5000원
미국 내 도살장과 정육공장은 노동자의 80%가 미등록 이주민이거나 흑인 등 유색인종, 저학력 노동자로 채워진다. 닭 정육공장 노동자들은 1분에 닭 65마리를 전류가 흐르는 벨트의 쇠고랑에 걸어야 하는 등 맡은 업무량이 많고 고되지만 휴식 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 “주문량을 맞추라고 야단치는 관리자를 무서워하는 일부 여성 노동자는 작업복 안에 바지를 한 겹 더 입고 선 채로 오줌을 쌌다.”(280쪽) 결국 도살장은 인간이 동물을, 백인이 유색인을, 관리자가 노동자를, 사회 구성원이 성원권을 갖지 못한 사람을, 소비자 사회가 납품업체를, 자본주의가 인간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드러낸다. 저자는 이 밖에 누군가를 게임하듯 살상해야 하는 드론 조종사, 바다 위 시추선 노동자 등 더티 워크의 다양한 민낯과 시사점을 생생한 사례와 함께 전한다. 저자는 “가난한 사람일수록 더티 워크를 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람들이) 제 손으로 하지 않을 더러운 일을 다른 사람에게 시키면서도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긴다. 이것이 더티 워크의 본질”이라고 꼬집는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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