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환자 예년의 5배…더위에도 유행세 심화
낮 기온이 20도를 훌쩍 넘어 한여름에 가까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26일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 소식지에 따르면 올해 20주차(5월14~20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의사환자 분율)는 25.7명으로 전주(23.4명) 대비 증가했다. 이번 절기 유행 기준(4.9명)의 5배나 된다.
이번 절기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지난해 마지막주(12월25~31일) 60.7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 8주차(2월19~25일)에는 11.6명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증가하는 중이다. 코로나19 유행 동안 독감 환자 발생이 적었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엔 16주차를 기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는데 올해는 유행 꼬리가 길다.
콧물, 두통, 가래, 인후통 등 증상을 보이는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 환자도 여전하다.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 환자 수는 20주차 1926명으로 직전 주(2160명)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호흡기 질환 유행에는 큰 일교차와 봄철 활동량 증가,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로 인한 접촉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이전엔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단기간 면역을 형성해 감염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요인들이 있었는데 최근엔 그게 줄어든 상태에서 전 연령층이 한번에 여러 가지 호흡기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유행이 길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최근엔 세균성 감염도 함께 유행하고 있어서 환자 처지에서는 개별 바이러스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과거 단순 감기만 생각했을 때보다는 더 강하게, 더 길게 아프다고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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