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전세사기 특별법 자화자찬 유튜브 영상…피해자들 “장난하냐” 분통
영상만 보면 모든 문제 해결된 느낌…“국민과 피해자 사이 이간질” 비판
국토교통부가 공식 유튜브에 전세사기 특별법을 다루는 자화자찬성 설명 영상을 게시하자 피해자들이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국토부는 전세사기를 진지하게 다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전세사기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 25일, 국토부 공식 유튜브에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대상 확대! 어떻게 달라졌을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2분10초 길이 영상에는 특별법의 피해 지원 대상과 지원 내용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하지만 영상이 특별법으로 모든 피해 상황이 해결되는 것처럼 설명하는 데다 영상 분위기가 다소 가벼운 탓에 피해자들은 “이게 재밌느냐” “이것만 보면 문제가 다 해결된 것 같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영상이 올라오기 하루 전인 지난 24일 인천 미추홀구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한 4번째 전세사기 피해자가 나왔다.
피해자들은 ‘최우선 변제금 무이자 대출’에 대한 내용이 특히 문제라고 봤다. 영상은 “최소한의 보증금이라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현재 시점의 최우선 변제금 수준만큼 최장 10년 동안 무이자 대출을 해드린다”고 설명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누구에게나 조건 없이 10년 무이자 대출을 해주는 것처럼 홍보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유튜브 영상과 달리 국토부 블로그에는 같은 내용이 ‘최우선 변제금 무이자 전세대출’이라고 소개돼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다른 전세로 옮겨갈 때만 경·공매 완료 시점의 최우선 변제금 수준만큼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것이다.
안상미 전세사기 피해자 전국대책위원장은 “일반적인 광고 영상도 자세한 설명이 들어가지 않으면 불법광고인데 정책 홍보영상이 이래서 되겠느냐”면서 “대국민 사기”라고 했다.
또 “영상은 모든 문제가 해결된 듯 말한다”면서 “결국 국민들에게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피해자들은 왜 그러느냐’는 인식을 심어 국민과 피해자를 이간질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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