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이재명, 3개월 만에 일대일 ‘정책 대화’
여야 협치 불씨 살릴지 이목 집중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대일로 만나 ‘정책 대화’를 하기로 26일 합의했다. 김 대표의 식사 회동 제안에 이 대표가 “민생에 관한 정책 대화를 공개적으로 해보자”고 역제안하면서 합의가 이뤄졌다. 양당 대표 회동 성사로 여야 간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책 대화 제안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수용 의사를 밝혔다”며 “이 대표는 정책 대화가 된다면 형식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공보실은 기자단 문자 공지를 통해 “당대표끼리 정책 관련 주제로 공개 TV토론을 하자”고 밝혔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상대방이나 서로 간에 멀리해야 될 관계가 아니라 아주 가까운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아주 가까운 친구로서 허물 없이 이야기할 수 있어야 국회가 협치와 대화가 잘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양당은 정책위의장과 비서실장으로 실무단을 구성해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실무단에서 논의할 분야별 정책 과제를 선정하고, 쟁점 과제에 대해선 대표들이 공개 토론을 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에게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인지, 나라 살림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국민의 삶을 어떻게 보듬어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지금 당장이라도 방식을 개의치 않고 언제든지 대화하겠다”면서 “공개적인 정책 대화는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말했다.
양당은 당대표 회동을 두고 물밑에서 신경전을 벌여왔다. 국민의힘 당대표실이 지난 2일 민주당 당대표실에 여야 대표 회동을 먼저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 대표실은 ‘공개 정책 회동을 하자’는 취지로 회신했고 국민의힘이 ‘편하게 식사나 한번 하자’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진전되지 못했다고 민주당 측은 설명했다.
김 대표가 회동 무산의 원인을 이 대표 책임으로 돌리자 이 대표가 발끈하는 일도 벌어졌다. 김 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을 갔을 때 (이 대표가) 내 옆에 앉아서 ‘밥 한번 먹자’고 했더니 이 대표가 ‘국민들은 밥만 먹는 것 안 좋아해요’라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 행사장에서 뜬금없이 ‘소주 한잔하자’ 그러더니 마치 야당이 대화를 거부한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한 것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며 “밥 먹고 술 먹는 것은 친구분들과 하라”고 했다.
회동이 성사된다면 양당 대표가 일대일로 회동하는 것은 약 3개월 만이다. 김 대표가 지난 3월15일 취임 일주일 만에 이 대표를 예방한 이후로 처음이다.
탁지영·이두리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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