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청년 정치인들 “개딸 폭력 방치…이런 환경서 정치하는 게 맞나”
당 쇄신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아온 더불어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이 26일 “이런 환경에서 정치를 하는 게 맞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선을 넘는 비판에 대한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의원의 전날 의원총회 발언은 “궤변”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청년이라고 책임까지 다 면제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김남국 의원도 문제가 됐을 때 책임을 졌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인이기 때문에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은 항상 갖고 있다”면서도 “계속 카톡 감옥에 초대를 한다든가 이런 방식으로 이뤄진다면, (비판) 내용을 떠나 방식 자체에서부터 문제가 있다면, 분명히 문제 제기를 하고 재발 방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양소영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자회견 후 교통사고를 당했던 상황을 언급하며 “사고로 죽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심적으로 힘들었다”면서 “(기자회견 참석자) 일부는 지역에서 본인들의 얼굴이나 이런 게 노출되고 신상이 알려지다 보니 두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 12일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 투자 논란 이후 당 쇄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가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자로부터 공격을 받아왔다.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이들에 대한 공격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두 사람은 김용민 의원이 ‘청년 정치인들의 발언 책임’을 거론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궤변으로 들린다”면서 “ ‘우리(청년)니까 지켜주세요’라는 게 아니다. 당내 민주주의 환경을 개선해보자는 취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판받고 공격받는 수위가 너무 과도하다. 폭력에 가까운 비판을 받는 것을 방치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양 위원장도 “현역 국회의원의 무게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생각했다. 국회의원이 어떤 의도를 갖고 저런 이야기를 한 건지 조금 의문스럽다”며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에 관해서도 “여러 번 자제 촉구를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당원들을 달래는 포지션도 취하신다”며 “당원들 입장에서는 이 대표가 단호하다는 느낌은 사실 못 받지 않으실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이른바 개딸에 붙어서 호가호위하는 정치인 또는 이재명 이름 팔아서 호가호위하는 정치인들은 좀 끊어내야 된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이 대표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청년 정치인들을 향한 폭력적 표현은 우리 당과 공동체를 해치는 행위”라며 내부 공격 중단을 당부한 데 대해 “일단 감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민주당이 지지받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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