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상무장관 “소통채널 합의”…양국 ‘해빙무드’ 타나
아시아안보회의로 급물살 전망도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회담에서 소통 채널 구축에 합의했다. 지난 2월 ‘풍선 갈등’과 최근 중국의 미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재 속에서도 양국 관계 관리를 위해 소통을 이어가기로 한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미 상무부는 러몬도 장관이 왕 부장을 만나 양국의 경제·무역 관계 등에 대해 논의하면서 중국에서 영업하는 미 기업들을 상대로 한 중국 정부의 조치에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왕 부장이 미국의 대중 경제·무역 정책과 반도체 정책, 수출 통제와 대외투자 심사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우려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이뤄진 중국 정부의 미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재 등을 놓고 양쪽이 공방을 벌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 상무부는 “이번 회담은 소통 경로를 열어두고 양국 관계를 책임있게 관리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러몬도 장관이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 간 합의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도 “양국 경제·무역 관계와 공통 관심사인 경제·무역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전문적이며 건설적인 교류를 했다”면서 양측이 소통 채널을 수립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공방에도 이번 회담은 한동안 중단됐던 미·중 대화가 재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두 나라는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을 통해 갈등 관리와 대화의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미국이 자국 상공에서 중국 ‘정찰 풍선’으로 의심되는 비행물체를 격추하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 계획을 취소하면서 대화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번 상무장관 회담은 양국 외교·안보 책임자인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지난 10~1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대화의 물꼬를 튼 이후 처음 열린 각료 회담이다. 러몬도 장관과 왕 부장이 대면 회동한 것도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26일까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무역장관 회의 참석차 방미한 왕 부장은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도 회담할 예정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일본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냉각된 미·중관계가 곧 해빙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경제·무역 분야에서 시작된 대화가 다른 분야로도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달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양국 국방장관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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