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인류 진화~현대 과학 문명까지 ‘지적 등정’에 대한 통찰

박성준 2023. 5. 26. 20: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쌍벽을 이룰만한 과학 고전이다.

'천사 아래 있는 존재'로서 "인간은 특이한 생물이다"로 시작하는 이 책은 고대 인류의 진화에서부터 현대 과학 문명에 이르기까지 장구한 역사를 '인간의 등정(The Ascent of Man)' 과정으로 통찰한다.

1973년 영국 BBC TV에서 만들어진 13부작 동명 다큐멘터리를 기반으로 출판된 이 책은 대중 과학서의 원조로 꼽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간 등정의 발자취/제이콥 브로노우스키/김은국·김현숙 옮김/바다출판사/1만9800원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쌍벽을 이룰만한 과학 고전이다. 1976년 국내 첫 출간됐는데 “꾸준히 찾는 이들이 있어서 재출간했다”는게 출판사 설명이다. ‘천사 아래 있는 존재’로서 “인간은 특이한 생물이다”로 시작하는 이 책은 고대 인류의 진화에서부터 현대 과학 문명에 이르기까지 장구한 역사를 ‘인간의 등정(The Ascent of Man)’ 과정으로 통찰한다.

일생에 걸쳐 ‘자연의 이해를 통한 인간 본성의 이해’를 추구했다는 저자는 폴란드 출신으로 ‘20세기의 진정한 지식인’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공부한 후 미국에서 오랜동안 생물철학 분야에서 독창적 연구를 수행했다.
제이콥 브로노우스키/김은국·김현숙 옮김/바다출판사/1만9800원
1973년 영국 BBC TV에서 만들어진 13부작 동명 다큐멘터리를 기반으로 출판된 이 책은 대중 과학서의 원조로 꼽힌다. 인류 발상지인 동아프리카 오모 강에서 시작해서 알타미라 동굴, 알람브라 궁전, 이스터 섬, 마추픽추, 바티칸의 비밀문서 보관소, 뉴턴의 도서관, 가우스의 관측소 그리고 아우슈비츠와 히로시마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시선은 인간이 그 자신의 지적 지평을 확장해간 역사적 공간과 파괴의 현장에 도달한다.

한때 군사연구소에서 일하던 저자가 삶의 전기를 맞이한 곳은 일본 나가사키였다. 원자폭탄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1945년 현장을 방문한 학자는 큰 충격을 받았고 원자탄 개발을 주도했으면서 반핵 운동을 했던 친구 레오 실라드처럼 물리학에서 생물학으로 연구 분야를 바꾸면서 과학의 도덕적인 측면에 관심을 갖고 생명과학과 인간성 탐구에 매진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적는다. “실라드는 세계의 관중과 일본인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폭탄을 시험하고자 했다. 그래서 일본인들이 그 폭탄의 위력을 알고 사람들이 죽기 전에 항복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알다시피 실라드는 실패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과학자 사회도 실패했다. 그러자 그는 성실한 사람이라면 해야 할 일을 했다. 그는 물리학을 집어치우고 생물학으로 돌아섰던 것이다...물리학은 지난 50년간의 정열의 학문이었고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우리가 물리세계를 이해하는 데 바쳤던 바로 그러한 전념을 생명, 특히 인간의 생명에 대한 이해에 바칠 때가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랜 세월을 뛰어넘는 이 명저를 소개할 때 역자도 빠질 수 없다. 독립운동가의 후손 김은국(1932-2009)이다. 전후 미국으로 건너가 1964년 발표한 소설 ‘순교자’가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면서 영문학에 한국계로는 처음 이름을 남겼다. 역자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진보와 ‘등정’을 향해 늘 열려 있는 인간의 위대한 정신과 무한한 가능성을 깊이 체험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인류의 발전은 앞으로도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계속되리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고 후기를 남겼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