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팔고 테슬라 샀는데ㅠㅠ…테슬라도 AI 수혜 있을까[오미주]

권성희 기자 입력 2023. 5. 2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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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반도체회사 엔비디아가 AI(인공지능) 열풍에 따라 25일(현지시간) 하루만에 주가가 24.4%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올들어 159.9% 폭등했다.

뉴 스트리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피에르 퍼라구는 이날 엔비디아의 매출액이 올해 430억달러에서 2027년에는 1000억달러로 4년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며 12개월 목표주가로 430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이날 종가 379.80달러 대비 13.2%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엔비디아는 서학개미들이 올들어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다. 서학개미들은 결제일 기준으로 올 1월2일부터 지난 25일까지 엔비디아를 7억949만달러 순매도했다.

이는 순매도 2위 종목인 애플의 5억9944만달러에 비해 1억달러 이상 많은 규모다.

서학개미 순매수 2위 테슬라
반면 테슬라는 올들어 4억2152만달러를 순매수했다. 테슬라는 서학개미들이 올들어 5억3650만달러를 순매수한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국채 불 3배 ETF(TMF)에 이어 2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엔비디아는 올들어 주가가 계속 급등하면서 서학개미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올해 160% 가까이 오르며 25일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테슬라는 올들어 49.8% 급등하긴 했지만 지난 1년을 두고 보면 여전히 22% 하락한 상태고 지난 8월의 52주 최고가에 비해서는 40%나 낮은 수준이다.

지금은 AI가 엄청난 혁신을 몰고 올 성장산업으로 주목되면서 선두주자로 엔비디아가 급부상하고 있지만 3년 전인 2020년만 해도 전기차가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관심을 끌며 테슬라 주가가 폭등했다. 테슬라는 2020년에 주가가 740% 이상 치솟아 올랐다.

개미군단, 엔비디아로 갈까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최근 엔비디아와 테슬라의 주가를 비교하며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이 테슬라에 리스크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종목이다. 배런스가 분석한 결과 전체 지분의 50% 이상을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도 개인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종목이긴 하지만 테슬라만큼은 아니다. 특히 JP모간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개인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사고 엔비디아를 팔았다.

배런스는 이런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미래 성장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엔비디아로 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투자자 군단이 테슬라에서 빠져나가 엔비디아로 이동한다면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내년(2024년) 순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테슬라의 PER은 38배, 엔비디아는 40배다. S&P500지수는 18배이다.

테슬라도 AI 수혜주인데…
다만 테슬라 투자자들이 기대를 걸 수 있는 것은 테슬라 역시 AI 수혜주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AI라고 하면 챗GPT 같은 자연어 텍스트를 생성해내는 것을 떠올리지만 테슬라는 AI를 통해 자율주행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연례 주주총회 후 CNBC의 데이비드 파버에게 "테슬라는 현실 세계의 AI에서 엄청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테슬라도 챗GPT 같은 순간을 맞이해 갑자기 300만대의 자동차가 아무도 없이 스스로 운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테슬라 강세론자인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 주가에는 완전자율주행(FSD)의 가능성은 반영돼 있지 않다.

그는 "현재 월가는 테슬라의 AI 요소를 평가하고 있지 않다"며 "테슬라는 궁극적으로 FSD와 옵티머스(AI 로봇)가 있는 길에서 확실한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테슬라 강세론자인 퓨처 펀드 액티브 ETF(FFND)의 공동 창업자인 게리 블랙 역시 FSD가 테슬라의 밸류에이션에 거의 반영돼 있지 않지만 상황이 긍정적으로 전개되면 주가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FSD는 테슬라 주식의 공짜 콜옵션"이라고 말했다.

블랙은 "내가 생각하는 테슬라 목표주가 320달러에 자율주행 로보택시는 반영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테슬라의 FSD가 갑자기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어지는 순간을 맞게 된다면 테슬라도 엔비디아 모멘트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FSD 없인 상승 여력 한계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테슬라의 FSD 소프트웨어가 조만간 자율주행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아니다. F/m 액셀러레이션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프란시스코 비도는 자신도 FSD가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지만 "엔비디아가 AI 분야에서는 가장 빠른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이점이 있어 (테슬라보다) 나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반면 테슬라에 대해서는 전기차시장의 경쟁 심화를 이유로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FSD가 없다면 테슬라는 자동차 사업만 가지고 밸류에이션을 평가 받아야 한다. 배런스는 이 경우 테슬라 주가를 2021년 11월에 기록했던 사상최고가 414달러 위로 끌어올릴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주가가 사상최고가를 기록했을 때 테슬라 시가총액은 1조달러가 넘었으나 현재는 5700억달러로 떨어졌다.

테슬라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과열은 주가를 너무 앞서 나가게 할 수 있다. 배런스는 이 점은 엔비디아 주가에서도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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