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한국인 빼달라"...日재판부 항소심도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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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스쿠니 신사에서 한반도 출신 군인·군속(군무원)들을 합사 대상에서 빼달라는 유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6일 일본 도쿄고등재판소(고등법원)에서 한반도 출신 군인·군속(군무원)들의 유족이 이들을 야스쿠니 신사 합사 대상에서 빼달라며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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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치 변호사 "한국인의 고통 진지하게 생각해야"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서 한반도 출신 군인·군속(군무원)들을 합사 대상에서 빼달라는 유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6일 일본 도쿄고등재판소(고등법원)에서 한반도 출신 군인·군속(군무원)들의 유족이 이들을 야스쿠니 신사 합사 대상에서 빼달라며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이 열렸다.
앞서 유족들은 지난 2013년 10월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돼 있는 한반도 출신 군인·군속(군무원)들을 빼달라며 일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 재판부는 “합사된 사실이 공표되지 않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에 알려질 가능성이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날 열린 2심에서도 재판부는 1심 재판부와 같은 취지로 “원고들의 요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송 비용은 원고 측이 부담한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는 45초만에 판결문을 낭독한 뒤 재판장을 떠났다. 재판이 종료되자 방청객석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일본인 방청객은 “부끄럽다” “인권침해다”고 외치기도 했다.
원고 박남순 씨는 판결 직후 도쿄고등재판소 앞에서 열린 항의 집회에서 “아버지를 잃고 실망하고 판결을 듣고 또 실망했다”며 “일본은 유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한국인을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름만 빼면 되는 일을 왜 이렇게 판단하는지 모르겠다”며 “기어서라도 와서 재판을 이어갈 것”이라며 재판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원고들을 지원하고 있는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는 “일본 사법부가 범죄 행위와 같은 판결을 남겼다”고 비난했다. 이어 “야스쿠니신사에서 한국인과 일본인 사이에 차별이 있었다는 것도 문제”라면서 “일본인 유족에게는 지원금을 주면서 사망 사실을 알렸지만, 한국인 유족들은 가족의 사망과 합사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최고재판소(대법원)로 소송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아울러 이날 유족들의 변호를 맡은 오구치 아키히코 변호사는 “우리들은 분하고 죄송하다”며 “말도 안 되는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오구치 변호사는 이어 집회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재판부가 불성실한 판결을 했다”며 “한국 사람들의 고통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는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태평양전쟁 등 일제가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을 모시고 있다. 특히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일본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일본 총리와 정치인들이 매년 이 신사를 방문해, 일제의 군국주의와 침략을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야스쿠니 신사에 유족 동의 없이 한국인이 합사돼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2001년과 2007년에 일본 법원에 제기한 합사 취소 소송에서 모두 원고가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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