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빛은 영원한 삶…신라의 ‘피에타’를 만난다
황남동 토우 97점 최초 복원 공개
상형토기·토우장식 토기 등 조명해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10월 9일까지 신라 토기의 세계를 조명하는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을 연다. 죽음 이후에도 계속될 삶을 위해 무덤 속에 넣은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를 조명한다.
국보와 보물 15점을 포함해 인물, 동물, 사물을 본떠 만든 332점의 토기를 전시한다. 이 중 97점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 경주 황남동에서 공사 중 수습된 것으로 토기 뚜껑 위에 하나의 장면으로 복원해 최초 공개한다. 전시를 기획한 이상미 학예연구사는 “박물관이 소장한 유리건판 사진을 토대로 각각 흩어진 상태의 토우 장식과 토기를 하나씩 맞춰 97점을 복원했다”면서 “20여년에 걸쳐 복원했는데 토우 뚜껑 하나에도 장대한 이야기가 숨어있더라”라고 감탄했다.
최근 한 무덤 안에서 다량의 토우장식 토기가 발굴되어 주목 받은 경주 쪽샘 B지구 6호 무덤 일괄품을 전시하는데 이 발견을 통해 황남동 유물의 연구가 진척될 수 있었다. 이 학예사는 “5개의 무덤 중 1개에서만 토기가 나온 걸로 보아 당시 왕족과 귀족의 무덤으로 추측되며 6세기 이후 불교 도입 이후 토우 문화는 끝이 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국보인 ‘경주 금령총 말 탄 사람 토기’ 등 중요 유물을 만날 수 있고, 이건희 컬렉션 기증품인 삼국시대 집모양 토기도 전시됐다. 등잔을 축소해 만든 토기에는 촛불을 켜는 대신 방처럼 아늑한 공간에 영상을 통해 촛불을 밝혀 ‘불멍’을 할 수 있게 꾸몄다. 명소가 된 ‘사유의 방’을 연상시킨다.
국보인 토우장식 긴목 항아리는 전시에 등장한 인물과 동물들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귀한 볼거리다. 개구리의 뒷다리를 무는 뱀이 반복되어 표현된 옛 설화를 품었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천으로 시신을 덮고 울고 있는 여인의 작은 조각인 ‘죽음의 순간을 지키는 사람 토우’가 작별 인사를 건넨다. 이 학예사는 “피에타라 별명을 붙인 놀라운 조각이다. 죽음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슬픔은 가장 원천적인 감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자고 일어나니 수억원 올랐어요”...주민들 함박웃음 짓겠네 - 매일경제
- ‘하얀 석유’ 싹쓸이할 판…위험한 나라만 골라 투자하는 중국 - 매일경제
- 버거킹서 미끄러진 40대男…100억 손해배상 소송서 이겼다 - 매일경제
- “싸지만 너무 좋은데, 3천만원대車 맞나”…변강쇠 품은 구두쇠, 코나EV [카슐랭] - 매일경제
- 삼성 따라가길 잘했네…한번 접어본 소비자들이 환호한 이 제품 - 매일경제
- 비행 중에 비상구 열어버린 승객…기내는 공포로 ‘아수라장’ - 매일경제
- 오죽하면 이런 코인도…“김남국 코인, 100만개 무료 배포” - 매일경제
- “일본 생각만 하면 웃음 나와”...재미 본 한국인들, 이번엔 ‘엔화’로 - 매일경제
- “아들아, 30만명 신청한 곳도 있대”…부모님도 급한 대출 갈아타기 - 매일경제
- 여준석 미국대학농구 데뷔 시즌 주전 확보?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