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턴의 위기를 전북이 웃을 수 없는 이유[김정훈의 하프타임]

김정훈 기자 입력 2023. 5. 26. 17:17 수정 2023. 8. 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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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떠날 팀을 정하기까지 단 1경기가 남았다. 이미 승점 24로 최하위가 확정된 사우샘프턴은 2023~2024시즌 2부 리그인 잉글랜드 챔피언십 강등을 가장 먼저 확정했다. 하지만 사우샘프턴을 포함해 3개 팀이 다음 시즌 강등이 되는 시스템 속에서 아직 2개 팀이 정해지지 않았다.

에버턴의 션 다이치 감독. AP 뉴시스

강등 위기에 처한 팀들은 리즈 유나이티드(19위), 레스터시티(18위), 그리고 에버턴(17위)이다. 리즈 유나이티드와 레스터시티는 승점 31, 에버턴은 승점 33이다. 16위 노팅엄 포레스트는 승점 37로 이미 잔류를 확정했다. 최종전의 결과에 따라 3개 팀 중 한 팀만 웃을 수 있다.

● 1부리그 최장수 클럽의 ‘굴욕’

에버턴이 강등 위기로 떨어진 것은 에버턴 구단 자체에도 큰 충격이다. 1878년 창단한 에버턴은 이번 시즌을 포함해 1부 리그에서 117시즌째를 보내고 있다. 연속해서 1부 리그에 잔류한 것은 67시즌으로 아스널(97시즌)에 이어 2위지만, 1부 리그에 잔류했던 시즌만 놓고 본다면 에버턴이 최장 구단이다.

단지 1부 리그에 머무르고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에버턴은 EPL에서 9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5차례 우승했다. 또 EPL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맞붙는 FA 커뮤니티 실드에서도 9차례 우승할 정도로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 오랫동안 탄탄한 실력을 유지해왔다.

에버턴의 각종 기록들. 사진 출처 에버턴 홈페이지

그랬던 에버턴은 지난 시즌(16위)에 이어 이번 시즌도 하위권에 머무르며 강등 위기에 빠져있다. 최종전 상대도 녹록하지 않다. 이번 시즌 EPL에서 15위에 자리하고 있는 본머스와 최종전을 치르는데 에버턴은 지난해 11월 본머스와 만나 0-3으로 졌다. 또 2019~2020시즌에도 본머스와 리그에서 두 차례 만나 모두 졌다. 에버턴은 본머스와 가장 최근 맞붙은 3경기에서 모두 패한 것이다.

레스터시티는 최종전에서 웨스트햄과 경기를 치르는데, 이번 시즌 첫 맞대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리즈 유나이티드도 이번 시즌 1차례 만나 3-4로 패했던 토트넘과 경기를 치르지만, 이미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잃은 토트넘이 최종전을 치열하게 치르지는 미지수다. 만약 두 팀이 모두 승리하고 에버턴이 패배한다면 에버턴의 강등은 확정이다.

● 전북은 37경기를 치렀을 때 어떤 얼굴일까

올 시즌 에버턴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을 보이는 팀이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에도 있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이 올 시즌도 선두 질주를 하고 있는 가운데 좀처럼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전북이다.

현대자동차를 모기업으로 두고 1994년 창단한 전북은 K리그1 최다 우승(9회) 기록을 가지고 있다. 특히 2017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5년 연속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지난 시즌에도 울산에 아쉽게 밀려 준우승을 했다. 대신 지난해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컵을 가져오며 FA컵 우승 5회로 최다 우승 기록을 썼다.

전북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올 시즌 들어서는 14경기를 치러 벌써 6패를 기록했다. 전북은 5연패 우승을 달성했던 2021시즌에는 38경기 중 6패를 했고, 준우승을 했던 지난 시즌에도 38경기 중 7패만 기록했다. 올 시즌 경기는 아직 절반도 치르지 않았는데, 최근 2년간 패배와 비슷한 수치를 벌써 기록 중이다. 이 때문에 전북은 2020년 12월부터 함께해왔던 김상식 감독이 5월 4일 자진 사임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후 김두현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직을 맡은 뒤에는 현재 리그에서 2승 2무를 기록하며 승점 8을 쌓았다. 이전 10경기에서 승점 10을 쌓는 것에 불과했던 전북이 김 감독 사임 이후 분위기 반전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시즌이 끝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 일시적 분위기 반등일지 이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또 새로운 감독이 선임될 경우 팀 분위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EPL도 K리그1도 한 시즌에 38경기를 치르는 38경기 체제다. 에버턴이 단 1경기의 결과에 따라 강등이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운명에 갇힌 가운데, 전북은 과연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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