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MZ세대와 '햄버거 소통'한 정의선의 신선한 행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5일 MZ세대와 '햄버거 소통'을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을 표방하며 준비한 '갓생 한 끼' 행사에 1번 타자로 나선 것이다. '갓생(God生)'은 목표 달성을 위해 생산적이고 계획적인 생활을 실천한다는 뜻의 유행어다. 원래 '워런 버핏과의 점심'은 버핏의 투자 혜안을 얻기 위해 경매방식으로 수백억 원을 내고 낙찰받아야 하지만, '갓생 한 끼'는 참가한 청년들이 재능기부로 점심 값을 대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기업 총수가 젊은 세대와 햄버거를 먹으며 인생의 지혜와 통찰을 나누는 이런 행사는 그동안 흔치 않았다. 30명 선발에 무려 1200명의 신청자가 몰린 것은 성공한 기업인의 경험과 조언을 듣고 싶어하는 청년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날 정 회장은 "회사가 많이 어려워졌을 때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를 많이 느꼈다"며 "2005년 기아가 망하기 일보 직전 은행을 찾아다니며 돈도 많이 꿔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힘들 때 제일 중요한 것은 결국 팀워크"라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 이날 참가자들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만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정 회장의 소탈하고 신선한 행보가 청년들에게 잊지 못할 귀중한 경험을 선사한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 11일에도 연세대 경영학과 수업에 깜짝 방문해 현대차그룹의 비전과 혁신에 대한 학생들의 토론을 경청하고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누군가에게는 롤모델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이정표가 됐을 것이다.
기업인과 청년들의 소통의 장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꿈과 열정은 가득하지만 사회경험 부족,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고민하고 좌절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 총수가 청년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알리고, 기업가정신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뿌리 깊은 반기업 정서로 인한 대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로잡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기업인들도 청년들과의 접점은 늘리고, 공감대는 넓히고, 거리는 좁히는 자리를 많이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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