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는 ‘상승 전환’했는데… 여전히 고개 숙인 오피스텔
오피스텔 매매가 0.36% 하락… “당분간 반등 어려워”
서울 오피스텔 시장에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매매가는 여전히 낙폭이 크고, 거래량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등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값이 1년 만에 상승 전환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나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6일 부동산 마케팅 전문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전국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4대 1이었다. 매년 1~5월 기준, 2020년 25.2대 1, 2021년 4.8대 1, 2022년 13.8대 1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올 들어 지금까지 청약을 진행한 오피스텔은 총 12곳에 불과한데 이마저도 6곳이 미달됐다.
가격도 하향세다. 한국부동산원의 ‘2023년 4월 오피스텔가격동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는 0.36% 하락했다. 지난 2월(-0.39%)과 3월(-0.36%)보다 낙폭은 줄었지만, 아파트 매매가 대비 하락세가 가파르다. 서울은 지난달(-0.28%) 대비 소폭 하락한 -0.27%를 기록했다.
공급량도 줄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전국 오피스텔 공급량은 2277가구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1월에서 5월까지 오피스텔 공급물량은 8162건이었다. 2022년에는 7669건, 지난해 6139건으로 꾸준히 감소하다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거래량도 2월 963건, 3월 716건, 4월 610건으로 줄고 있다.
반면 아파트는 연일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4주차 서울의 주간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3%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첫째 주 0.01%를 기록한 이후로 13개월만의 상승 전환이다. 특히 강남 3구(송파구 0.26%, 강남구 0.19%, 서초구 0.13%)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강남3구를 중심으로 매매가도 상승세다. 일례로 지난달 22일 41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동부센트레빌 145㎡ 타입은 지난 19일 45억원에 매매가 체결되며 1개월 만에 3억2000만원이 올랐다.
거래량도 회복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155건으로, 지난 2021년 8월(4065건) 이후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지난 1월 450건, 2월 2457건, 3월 2981건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시장과는 다르게 오피스텔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아파트 규제 완화’를 꼽는다. 올해 초 부동산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아파트의 대체제인 오피스텔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전매 제한 등 각종 규제가 풀린 데다 금리까지 최근 동결 기조를 보이면서, 오피스텔의 매매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이다.
특히 소득에 상관없이 9억원 이하의 ‘주택’을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아 살 수 있도록 한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 이후로 아파트 매수세가 강해졌다. ‘준주택’으로 분류되는 주거용 오피스텔과 생활형 숙박시설 등은 애초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이 밖에 전세사기·역전세 이슈도 오피스텔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최근 전셋값이 폭락하면서 역전세난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매매 후 전세를 놓는 경우가 많은 오피스텔의 투자 가치도 함께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상승장에 접어든 이유는 자금조달이 용이해졌고, 금리에 대한 리스크도 일정 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라며 “반면 오피스텔의 경우 일정 부분 아파트의 대체제 역할을 하지만, 투자 목적으로 보면 아파트가 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피스텔은 가격이 하락할 때는 아파트보다 더 하락하고, 상승할 때는 더디다”라며 “당분간은 아파트 시장에 수요가 집중될 전망이기 때문에 오피스텔 시장이 회복되기 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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