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반대 행동 나선 민주당, ‘오염수 괴담 전파’ 반격하는 국민의힘

조미덥·탁지영·이두리 기자 2023. 5. 2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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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찰단 귀국 맞춰 여론전 대결 시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26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및 수산물 수입 반대 국민서명운동 발대식에서 서명을 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정부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이 귀국하는 26일 더불어민주당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시찰단의 국회 보고를 압박하기도 했다. 장외 행동과 국회 내 검증의 투트랙으로 오염수 방류를 이슈화하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먼저 오염수를 먹어보라”는 일부 민주당 의원의 말을 막말로 몰아세우며 민주당이 오염수 관련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고 공격했다. 시찰단 귀국에 맞춰 양측의 여론전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및 수산물 수입 반대 서명운동 발대식을 열었다. 이 대표는 “국민 밥상이 위협받고 대한민국의 바다가 오염될 것이 뻔한 사실인데 왜 (해양투기를) 반대한다는 말을 못하나”라며 “왜 시찰단에 대해서 무한 관광을 하게 하고 안전성 검증을 포기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찰단이 안정성을 인정하면 일본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의 근거를 상실하게 된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또 “이미 제주도와 부산 일대의 횟집들이 문을 닫고 있다고 하지 않나”라며 “오염수가 방류되거나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유입될지도 모른다는 의구심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원·내외 투쟁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꾸린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저지 종합 대책단은 전국 온·오프라인에서 서명운동을 하고 다음달 3일 부산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 현장 간담회 등을 연다. 원내에선 관련 상임위를 총가동해 시찰단 결과 보고서를 검증하고 긴급 현안질문을 위한 본회의 개최도 검토한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말 빈 통 시찰이라도 시찰단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시찰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의 ‘윤 대통령부터 오염수를 먹어보라’는 말은 막말 논란을 불렀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시찰단부터 한번 먹어보고 그 전에 대통령 내외부터 먹어보시고, 안전하다고 그러니까”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후쿠시마 오염수가 마실 수 있을 만큼 깨끗하다면 대통령실부터 ‘후쿠시마표 오염 생수’를 주문해 마시라”면서 윤 대통령을 겨냥해 “이럴 때야말로 ‘영업사원 1호’가 나설 때”라고 적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와 박대출 정책위의장(왼쪽), 이철규 사무총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은 이를 막말로 규정하고 반격에 나섰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안 의원과 정 최고위원 발언을 언급하며 “악플러인지 국회의원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 저급한 막말 퍼레이드”라고 비난했다. “국민을 가장 위협하는 것인 민주당의 입”이라며 “왜곡과 혹세무민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SNS에 “문재인 정부는 4대강 보 해체로 물이 깨끗해졌다고 했는데 4대강 물 마셨냐, 민주당 의원들은 무해하면 다 마시냐”면서 “막말하는 의원님들, 4대강 물부터 마시라”라고 받아쳤다.

하지만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셔도 된다는 논란은 시찰단 방일을 앞두고 여당이 초청한 영국 학자의 말에서 비롯됐다. 웨이드 앨리슨 옥스포드대 명예교수는 지난 19일 국민의힘 초청 간담회에서 “기회가 된다면 후쿠시마 물 1리터(ℓ)가 아니라 그 10배도 마실 수 있다”며 “후쿠시마 수산물은 한국의 수산물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24일 국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마시면 안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에서 민주당의 장외 행동을 “당대표 사법리스크, ‘쩐당대회’ 돈봉투, 김남국 코인게이트 등 자신들을 향한 국민들의 공분을 후쿠시마 오염수로 돌리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성일종 의원은 SNS에 민주당이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광화문 광장에서 서명운동을 한 것을 두고 “이순신 장군은 과학으로 거북선을 개발해 일본을 물리친 분이지, 괴담으로 일본과 싸운 적은 없다”며 “최소한 이순신 장군 앞에서는 괴담하지 맙시다”라고 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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