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뜨거운 넥스틴·덴티움·JYP … 공통점은 高ROE

문일호 기자(ttr15@mk.co.kr) 2023. 5. 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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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보다 ROE 높은 유망 종목
경쟁사 대비 ROE 높은 삼전
올 들어 주가 20% 이상 반등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넥스틴
연말 ROE 41% 달성 기대
올해 질주했던 덴티움·JYP
이익률 뛰어나 여전히 매력

투자 자본 대비 돈을 얼마나 잘 버는지를 표시하는 지표가 올 들어 주식 투자의 선행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표가 우량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주가의 양극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를 훌쩍 넘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 주식이 미국 시장에서 나 홀로 잘나가는 것이 한 예다. 국내에서 ROE가 높은 2분기 실적 개선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것도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 들어 20% 넘게 오르면서 선방한 것도 같은 반도체 경쟁자 마이크론에 비해 ROE가 높게 유지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3월 삼성전자 ROE는 12.1%로 마이크론(3.4%)의 4배에 가까운 수익성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삼성전자보다 ROE 지표가 좋은 기업이 여럿 있다.

ROE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같은 '큰손 투자자'가 참고하는 지표다. 큰손들은 주가 변동성을 싫어한다. 높은 ROE가 유지되는 기업들 주가는 경기 상황과 상관없이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보여준다. ROE를 해부해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이 지표 하나가 회사 수익성과 자산 효율성, 대출 능력 등을 모두 담고 있다.

프랑스 화학 회사 듀폰은 ROE를 3개 지표로 분해하는 공식을 개발했다. 자신의 사업 성과를 잘 포장하기 위해 묘안을 내놓은 게 금융투자업계에서 혁신적 아이디어로 활용되고 있다. 듀폰 분석은 ROE를 '순이익률×자산회전율×재무레버리지'로 쪼개는 것이다.

순이익률은 순이익을 매출로 나누면 된다. 순이익률이 높을수록 향후 투자와 배당 여력이 상승한다.

자산회전율은 매출을 총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연 매출 추정치가 필요하므로 추정치와 실제 수치 편차가 큰 편이다.

재무레버리지는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눠서 계산한다. 여기서 자산은 자본과 부채의 합이다. 재무레버리지비율은 고금리 상황에서 지나치게 높으면 회사 재무건전성을 흔들 수 있다.

올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공시한 국내 상장사는 253곳이다.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2022년 말 기준 삼성전자(15%)보다 ROE가 높은 63개 상장사를 찾았다. 올 2분기 추정 순이익률로 봤을 때 삼성전자(2.1%)보다 높은 곳은 50곳이다. 1~3위는 넥스틴, 덴티움, JYP엔터다.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넥스틴은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될수록 주식시장에서 주목받는 코스닥 상장사다.

넥스틴은 메모리 반도체 중 낸드플래시 공장에 검사장비를 공급하는 회사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고성능 반도체가 필요해짐에 따라 낸드플래시 층수가 높아진다.

이 때문에 제조 과정 중 반도체 칩 하부에 발생하는 문제를 발견하기가 어려워졌다. 불량을 줄여야 반도체 전쟁에서 이길 수 있고 검사 능력이 뛰어난 넥스틴의 몸값은 올라간다. 이 검사 시장에서 1등 회사는 미국 KLA다. 올 들어 넥스틴이 3차원 검사장비 '아이리스'를 국내 회사들에 납품하면서 KLA를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 반도체 회사들은 넥스틴과 손잡아야 미국과 경쟁이 가능한 구조다.

넥스틴의 2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1년 새 각각 9.8%, 10.1% 늘어나 391억원, 160억원으로 예상된다. 순이익률은 지난 1분기 39.8%에 달했고, 올 2분기엔 41%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들은 넥스틴의 올해 말 기준 ROE가 40.8%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넥스틴을 '코스닥 글로벌'에 신규 지정하기도 했다. 코스닥 글로벌 지정 제도는 코스닥 기업 중 시장 평가, 재무 실적, 지배구조 등이 우수한 회사를 모아놓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중소형 우량주라고 콕 짚어주고 있는 셈이다. 넥스틴 주가는 올 들어 이달 23일까지 34% 올랐다. 넥스틴의 재무레버리지비율은 129.3%다. 삼성전자(126.2%)와 엇비슷해 재무 리스크도 낮은 편이다.

임플란트 업체 덴티움의 ROE는 작년 말 25.9%에서 올해 말 25.4%로 25%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덴티움 역시 중국발 호재로 올 들어 주가가 70% 상승하는 등 최고가를 달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관세청 수출데이터에 따르면 덴티움의 2분기 중국 매출은 1분기보다 68% 증가한 555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중국향 매출은 지난 1~2월 하락했다가 3월 이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덴티움의 수출은 중국 '중앙집중식구매(VBP)' 제도 도입으로 고전하는 것처럼 보였다.

VBP 정책은 중국 정부가 직접 의약품을 대량 구매해 가격 인하를 이끌어내는 제도다.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떨어졌지만 이 제도 도입 이후 덴티움 등 한국 업체들은 되레 승승장구하고 있다.

단가는 하락했지만 수출 물량이 늘고 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어난 1087억원으로 예상된다. 순이익률은 1분기 26.6%에 이어 2분기에도 27.1%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덴티움의 재무레버리지비율은 180.3%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80.8%로 100% 이내에서 움직이고 있어 재무건전성도 높은 편이다.

JYP엔터 역시 높은 순이익률로 고ROE를 유지한 사례다. 작년 말 24.7%였던 ROE는 올해 말 34.8%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 중이지만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그룹 트와이스와 스트레이키즈가 '투톱'으로 현재 실적을 이끌고, 미국·중국·일본 등 3대 지역에서 신인 그룹이 데뷔할 예정이다. 회사 측이 밝힌 분기별 데뷔 일정은 3분기 중국 보이그룹, 4분기 미국 걸그룹, 2024년 1분기 일본 보이그룹 등이다.

엔터 회사는 그룹 혹은 가수 데뷔 직전까지 비용이 늘었다가 데뷔 이후엔 이익이 극대화된다.

분석 대상 50곳 중 2분기 예상 매출 증가율이 91.9%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배터리 소재 기업 엘앤에프(83.8%)다.

반도체 소재 기업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순이익률 20%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발광다이오드(LED) 소재 국산화를 목표로 출범한 회사다. 핵심 원료 트리메틸알루미늄(TMA)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유명하며, 이어 LED 전구체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TMA를 기반으로 반도체, 태양광, 석유화학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분기 매출이 300억원대인 코스닥 중소형 상장사가 다양한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는 이유다. 작년 하반기 이후 반도체 업황이 부진하면서 전구체 성장성이 주춤하자 올 들어서는 석유화학 사업이 이를 메꾸고 있다.

유가가 진정되면서 수익성이 회복세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7%, 순익은 49.4%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작년과 올해 모두 ROE가 35%를 넘는 고효율을 자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가 올 들어 223%나 급등한 이유다. ROE 구성 요소 중 재무레버리지비율이 239%에 달한다. 작년 말 부채비율이 146%인 것을 보면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경우 재무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

[문일호 엠플러스센터 증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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