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섬유화로 생명까지 위협하는 간질성 폐질환··· 호흡곤란·마른기침 지속되면 ‘주의’

김태훈 기자 2023. 5. 26. 14: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경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폐 모형을 들고 환자에게 간질성 폐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천성모병원 제공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 10년 생존율은 15% 정도로 예후가 나쁜 간질성 폐질환 환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1년 간질성 폐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4만654명에 달했다. 10년 전인 2011년(1만8068명)과 비교해 125% 늘었다. 유병률은 10만명당 남성은 81명, 여성은 67명으로 남성이 약 1.2배 많다. 연령대별로는 50대 후반에서 70대까지 환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간질성 폐질환은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일어나는 폐포와 폐포 벽을 지지하는 구조물인 간질(間質·interstitium)에 이상이 생겨 호흡곤란, 기침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폐의 간질이 두꺼워지고 염증이나 섬유화가 일어나면서 기능이 저하되는데, 간질 손상으로 발생하는 2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질환을 포함한다. 김경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간질성 폐질환은 폐가 섬유화되는 등 상태가 악화되면서 점차 호흡이 짧아지고 결국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질환”며 “신체운동으로 호흡곤란이 유발되거나 마른기침 증상이 지속되면 간질성 폐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간질성 폐질환의 상당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으로 진단된다. 다만 유전적 소인에 흡연이나 분진, 위식도역류 질환, 바이러스 등 다양한 인자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위험인자 때문에 폐에 염증이 발생했다 치유되는 과정에서 섬유세포가 증식해 폐의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질환이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질환인 특발성 폐섬유증이 특발성 간질성 폐질환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대표적 증상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호흡곤란과 마른기침이다. 또 특정한 원인이 명확치 않은 가슴 통증을 보이기도 하고 간혹 객혈을 동반하기도 한다. 증상은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환자마다 다른 양상과 속도로 진행된다.

진단은 쉽지 않다. 해당 질환군이 광범위한 질병을 포함하고 있는 데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질병도 많은 탓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폐기능검사와 고해상도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이 필수적이다. 또 기관지폐포세척검사, 폐조직검사 등의 추가적인 진단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자가면역질환이 동반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나 그밖의 원인을 보기 위한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간질성 폐질환 중에는 난치성도 많다. 각 질환에 따라 다양한 치료가 적용된다.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진단되면 항섬유화제를, 비특이적 간질성 폐질환일 경우는 항염증제제와 면역억제제를 처방하는 추세다. 경우에 따라선 폐 이식을 고려하기도 한다. 김경훈 교수는 “간질성 폐질환은 얼마나 정확히 진단됐느냐에 따라 예후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진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며 “특발성 폐섬유증은 예후가 안 좋은 병이지만 조기 진단과 항섬유화제 사용으로 좋은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