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영화, 칸영화제 실제 평가는? '온탕' 송중기-'냉온탕' 이선균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2023. 5. 2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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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제76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영화 '화란'의 송중기(왼쪽부터) 김창훈 감독, 김형서, 홍사빈이 25일 열린 공식 포토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송강호의 '거미집', ·송중기의 '화란', ·이선균의 '탈출' 등 이름만 들어도 기대되는 한국 영화들이 전 세계 영화인들의 축제, 칸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 높아진 한국 영화의 위상에 맞게 뜨거운 관심 속에서 베일을 벗은 기대작들은 현지에서 어떤 반응들을 이끌어냈을까.

제76회 칸영화제는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 도시 칸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 영화는 올해 경쟁부문 진출작은 없지만, 7편이 초청을 받았다. '거미집'(감독 김지운·비경쟁 부문), '화란'(감독 김창훈·주목할 만한 시선),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김태곤 감독·미드나잇 스크리닝), '잠'(감독 유재선·비평가 주간), '우리의 하루'(감독 홍상수·감독 주간 폐막작), '이씨 가문의 형제들' '홀'(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등 7편이다. 

'화란',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중 '화란'은 뜨거운 호평을 이끌었다. 톱배우 송중기가 시나리오에 반해 '노 개런티'로 참여,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작품.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 드라마다. 영화 '신세계'의 사나이픽처스와 송중기 소속사 하이지음스튜디오가 공동 제작했다. 메가폰을 잡은 김창훈 감독은 이 작품으로 장편 데뷔에 나섰다. 신예 홍사빈과 가수 비비(김형서)에 베테랑 송중기 등 신선한 조합을 자랑한다.

영화는 24일 칸 드뷔시 극장에서 최초 공개된 가운데,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기도 전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송중기는 "'이 영화 하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높은 만족감을 표하기도.

실제로 외신의 평가는 호평 일색이다. 칸영화제 공식 소식지 스크린데일리는 "김창훈 감독의 인상적인 데뷔작"이라며 "숨막히는 드라마, 하드보일드 장르 타이틀을 능가한다"라고 극찬을 보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또한 "인상적인 데뷔작"이라며 김창훈 감독의 연출력을 높이 샀다. 이어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으로 끓어오른다"라며 별점 5점 만점 중 4점을 매겼다.

영국의 영화 평론가 제임스 모트람 역시 "'화란'은 유능한 제작 및 드라마다"라고 칭찬했다. 

'탈출', 사진=CJ ENM

두 작품을 선보인 이선균은 냉통과 온탕을 오가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21일 월드 프리미어 상영회를 가진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가 혹평을 받은 것.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쌍천만 시리즈 '신과 함께' 김용화 감독이 제작을, '굿바이 싱글' 김태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천만 영화 '부산행'의 박주석 작가가 시나리오를 썼다. 이선균과 주지훈, 김희원 등이 출연했다.

이처럼 믿고 보는 제작진과 배우들이 뭉쳤지만 해외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탈출'에 대해 "독창적이지 않고, 설득력 없는 외침, 개연성 없는 희생에 어설픈 반전, 잘못 배치된 코미디, 감정의 강요가 만연하다. 캐릭터 갈등은 희미하게만 남아있다"라며 별점 5점 중 2점을 줬다. 이들은 "'탈출'은 불행히도 '괴물' '부산행' 등 잘 만들어진 고전의 잘못된 버전으로 끝난다. 단지 지루하고 시끄러운 재앙이다"라는 리뷰를 보도했다.

북미의 더 리뷰 긱(thereviewgeek)은 "낯익은 얼굴의 예측 가능한 액션 영화"라며 "존경받는 영화제에서, 헤비급 영화들 사이에서 다소 어색한 '탈출'. 단순하고 직접적인 액션영화로 받아들이면 실망하지 않을 거다. 실질적인 내용은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감성적인 부녀 듀오에 '부산행'과 똑같은 아역배우(김수안)가 다시 한번 보여지기 때문에, 우리는 순전히 '부산행'과 비교할 수밖에 없다"라며 10점 만점 중 6.5점을 매겼다.

스페인 한 매체 역시 "'부산행' 작가가 쓴 작품이긴 하나 전반적인 스토리가 '부산행'과 매우 유사하다"라고 짚었다.

'잠',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반면에 같은 날 공개된 이선균의 또 다른 주연작 '잠'에는 호평이 이어졌다. '잠'은 봉준호 감독 제자 중 한 명인 유재선 감독의 연출 데뷔작. 시나리오도 직접 썼다.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물이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이창동 감독과 같은 한국의 전설들 밑에서 일했다. 최고 감독의 지도 아래 자신의 기술을 연마했다. '옥자' 조감독 출신으로, '버닝' 영어 자막 번역에도 참여했다"라고 조명하기도. 이어 '잠'에 대해 "봉준호 감독과 이창동 감독의 영향의 흔적을 담은 매끄럽게 실현된 장르 영화"라고 평했다.

어워즈 데일리는 '잠'에 대해 "영화제에서 발견의 기쁨만큼 좋은 것은 없다"라며 "'잠'은 유재선 감독을 스타로 만들어줄 엄청난 장편 데뷔작이다. 95분간의 논스톱 스릴, 유머와 민속 공포를 매끄럽게 혼합했다. 눈부시게 훌륭하다. 칸에서 본 영화 중 가장 재밌는 작품"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잠'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리듬 감각으로 작성되고 연출됐다. 지속적이고 추진력 있는 모멘텀으로 긴장감을 조성한다. 또 새롭고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한다. 작품성과 상업적 가능성을 모두 갖췄다"라며 "우리는 앞으로 유재선 감독의 이름을 많이 듣게 될 거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거미집', 사진=바른손이앤에이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 믿고 보는 조합의 '거미집'은 어떨까.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다. 송강호를 비롯해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 등이 출연했다.

역대급 라인업을 자랑하며 호평이 예상된 것과 달리,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었다. 영미권 영화 평론 사이트 레터박스에서 5점 만점 중 3.6점을 기록하고 있다.

'거미집' 송강호(왼쪽부터) 정수정  임수정 장영남 박정수 김지운 감독이  25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공식상영회 앞선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바른손이에에이

"연출이 흥미롭고 대담하며 대부분인 흑백 시퀀스가 잘 작동하고 송강호가 안정적으로 연기한다. 문제는 영화의 각본에 있다. 코미디 비트가 반복적으로 보인다", "흥미롭거나 충분히 재밌거나 통찰력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의미하고 너무 길게 느껴졌다", "영화도, 영화 속의 영화도 흥미롭지 않고 너무 길다. 큰 실망", "매끄럽고 재미있고 때때로 독창적이지만 불필요하게 반복적이다. 90분 이내에 완료할 수 있었고 완료해야 했다" 등 긴 러닝타임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반면 "지금까지 칸영화제 최고의 상영작!", "매우 재밌고 훌륭한 극장 경험"이라는 호평이 터지기도. "꽤 고전적이지만 결국 2시간 넘게 관객을 사로잡는 영화. 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꽤 재밌었다", "완전히 만족하고 활기차게 극장을 떠났다. 매우 재밌고 빠르게 진행되며 날카롭다. 영화 내내 웃고 있었다", "한국 산업에 흥미로운 초점을 맞추면서 영화 산업을 반영하는 데 있어 신선함을 유지한다. 완벽한 코미디 타이밍과 전체 출연진의 놀라운 연기는 기억에 남을 만한 영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김지운 감독의 풍자적인 연출과 송강호의 매혹적인 연기가 어우러져 한국 코미디의 보석 같은 작품으로 탐낼 만한 이유를 증명한다", "이번 영화제 기간 동안 본 영화 중 최고였다. 그냥 가서 한국 영화 제작의 마스터 클래스를 즐겨라" 등 만족스러운 평가도 많았다.

'우리의 하루', 사진제공=시네마 길드

홍상수 감독은 30번째 장편 영화 '우리의 하루'로 6년 만에 칸 나들이에 나선 바. 무려 12번째 칸영화제의 초청을 받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출자이기에, 어김없이 호평을 들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홍상수 감독의 30번째 장편"이라고 주목하며 "홍 감독의 예술에 대한 새로운 수준의 숙달을 보여줬다. 김민희와 기주봉은 자연스럽고 뛰어난 연기를 펼쳤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의 하루' 북미 판권을 확보한 시네마 길드의 피터 켈리 회장은 "'우리의 하루'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 풍부한 볼거리를 더해 우리를 웃게 할 뿐만 아니라 살아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이것은 우리의 하루가 계속해서 계속되길 바라는 선물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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