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버스전용차로 개통했지만…“김포골드라인 계속 타겠다”
70A 버스, 걸포북변역→김포공항역 24분
전용차로 개통 전보다 2~6분 더 빨라져
서울 출근 시민들 “정시성 중요, 전철탈것”
“5호선 빨리 연장해야 골드라인 문제 해결”
걸포마루공원을 출발한 70A 버스가 도착했다.
김포시가 김포골드라인 혼잡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추가 투입한 버스다.
평일 오전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6~9분 간격으로 걸포마루공원-걸포북변역-풍무역-개화역환승센터-김포공항역 구간을 운행한다.
대기 중이던 승객 2명과 함께 버스에 올랐다.
다음 정류장인 풍무역에서 3명의 승객을 더 태운 버스는 버스전용차로를 거침없이 달리다 김포시 고촌읍 신곡사거리 부근에 이르러서야 신호에 잡혀 멈춰 섰다.
행주대교를 건너 조금 더 가자 강서구 개화 구간이 눈앞에 나타났다.
맨 우측 차로에 파란색 차선이 그어져 있고, 길가 곳곳에 개화~김포공항 구간(2km)을 버스전용차로로 운영한다는 현수막이 나부꼈다.
이 구간을 침범하는 얌체 운전자는 거의 없었고, 교통 안내 요원까지 배치돼 버스는 개화~김포공항 구간을 큰 체증 없이 주행했다.
버스는 마지막 정류장인 김포공항역에 오전 7시 21분 도착했다.
걸포북변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은 총 24분.
평소 30분 걸리던 구간이 개화~김포공항 버스전용차로 개통으로 6분 단축된 셈이다.
출근하기에 너무 이른 시간인가 싶어 김포골드라인을 타고 다시 걸포북변역으로 돌아갔다.
오전 8시 11분 걸포북변역 2번 출구 버스 정류장에서 다시 70A 버스를 탔다.
오전 8시 38분 김포공항역에 도착해 27분이 걸렸다. 그사이 출근 차량이 더 많이 몰리면서 신호 대기 시간이 더 길어진 탓이다.
기자가 두 번 탄 70A 버스는 44개 좌석을 갖췄지만 두 번 모두 탑승객은 10여명에 불과해 절반 이상의 좌석이 빈 채로 김포공항역까지 운행됐다.
반면 김포골드라인 이용객은 여전했다.
오전 8시 김포골드라인 운양역에서 만난 김포시민은 “전철 이용객이 평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포공항행 버스가 잘 뚫리는지 한번 타보고 싶다”는 시민도 있었지만, 다수는 전철 이용을 고집했다.
지각없이 출근해야 하는 회사원 입장에서 정시성이 담보되는 지하철이 더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매일 구래역에서 김포골드라인을 타고 서울 강동구로 출퇴근한다는 정 모씨(38)는 “아무리 버스전용차로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버스는 배차 간격이 늦고 전철처럼 정확한 출근 시간을 보장하지 못한다”면서 “전철을 계속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김포공항역 버스 정류장에서 다른 지하철로 갈아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버스가 유인책이 되지 못한다고도 했다.
윤 모씨(70)는 “김포골드라인을 타면 걸포북변역에서 김포공항까지 18분이 걸린다”면서 “김포~김포공항 버스전용차로가 개통돼 버스 이동 시간이 몇 분 더 단축된다고 하더라도 김포공항역 정류장에서 지하철로 갈아타는 데만 10분 정도가 걸려 버스 이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포 걸포동에서 안양으로 출퇴근하는 유 모씨(24)는 “(김포시가) 버스 요금 일부를 지원한다고 해도 나에겐 예측 가능한 출근 시간이 더 중요하다”면서 “몇 푼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모씨(60·김포시 걸포동)는 “개화~김포공항역 버스전용차로가 개통됐지만 김포골드라인 보다 빠를 수가 없기 때문에 급하지 않은 사람 외에는 버스로 이동수단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면서 “김포골드라인 혼잡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이 빨리 진행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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