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피플] 신태용 감독이 예고한 '언더독' 돌풍, "옛날의 인도네시아 아니야"

김태석 기자 2023. 5. 2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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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도하/카타르)

▲ 피치 피플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한국 축구팬들에게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게 될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은 역대 최고로 관심을 가지게 될 대회가 아닐까 싶다. 마치 한국이 세 팀으로 나뉘어 나가는 듯한 착각이 들어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지휘 하에 63년 만에 대회 정상을 노리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향한 관심은 당연하다. 여기에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그리고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이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 두 팀이 동남아에서 'K-감독' 열풍을 등에 업고 아시아를 놀라게 할 '언더독' 돌풍을 일으킬 지에 대한 많은 한국 팬들이 관심을 보내고 있다. b11은 지난 5월 11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 조 추첨식을 통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총력전을 선언한 두 한국인 감독을 만났다. 먼저 신태용 감독과의 만남을 소개한다. 본선에서 일본·이라크·베트남과 격돌하게 되는 인도네시아의 목표는 예전의 인도네시아가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저 참가에만 의미를 둘 생각이 없다.

"아시안컵 통해 U-20 월드컵 개최 실패 아쉬움 달랠 것"

Q. 만나서 반갑다. 인도네시아가 오랜만에 AFC 아시안컵 무대에 올랐다. 다가오는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임하는 소감은?
"일단 우리 팀이 포트4에서도 가장 낮은 순위에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참가에 의의를 둘 수도 있겠죠. 그래도 그저 참가에만 너무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합니다. 더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의 계기를 삼고 싶습니다. 더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모색해야겠죠. 게다가 FIFA U-20 월드컵을 개최하려고 했다가 못하게 된 점에 인도네시아 팬들이 많이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아시안컵을 통해 인도네시아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드리고 싶습니다."

Q. 인도네시아가 2023 FIFA U-20 월드컵 개최권을 잃었다. 여전히 그 아픔이 클 듯한데
"인도네시아에는 정말 엄청난 축구팬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U-20 월드컵을 열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죠. 그 아쉬움을 알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1월 AFC 아시안컵에서 많이 달래드리고 싶어요."

Q. 계약 기간이 2023년 12월까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대회는 1월이다. 계약은 어떻게 정리됐는가?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 회장과 얘기가 잘 마무리했습니다. 일단 제가 해야 할 일은 다하고 대회를 준비해야죠. (그렇다면 AFC 아시안컵 이후에도 계속 감독직을 하는지) 아닙니다. 아시안컵까지입니다. 토히르 회장님은 축구에 정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분입니다. 저하고도 많은 얘기를 나눴죠. 비록 U-20 월드컵을 우리가 열지 못하게 됐지만, 대신 A대표팀의 전력을 강화시켜 우리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저와 코드가 잘 맞고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참가에 의의를 두는 팀이 아니다"

Q. 인도네시아는 AFC 아시안컵 본선 진출팀 중 가장 FIFA 랭킹이 낮은 팀이다. 조 추첨 결과 여부를 떠나 쉽지 않을 대회인데
"이번 대회에는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진출할 수도 있잖아요. 물론 큰 소리를 칠 처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인도네시아가 다크호스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 다크호스라는 게 우승까지 넘보는 다크호스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팀에게 쉽기 지지 않을 팀 정도는 된다고 봐요. 그래서 우리 인도네시아는 참가에 의의를 두는 팀이 아닙니다. 옛날의 인도네시아가 아니라는 분위기 정도는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실력과 체력을 갖췄어요. 그래서 16강까지는 무조건 가야 한다고 봅니다."

Q. 자신감의 근거가 있을까?
"지난 3월 2023 AFC 우즈베키스탄 U-20 아시안컵 때 얘기를 하죠. 그때 우즈베키스탄·시리아·이라크와 A그룹에서 경쟁했어요. 모두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굉장히 까다로운 팀으로 분류되잖아요? 어쟀든 U-20 아시안컵 때 그들을 상대하면서 팀의 베스트 멤버 다섯 명을 데려가지 않고 승부를 벌였습니다." 

"그들은 전력의 절반이라고 해도 무방한데, 그때 1승 1무 1패를 기록했습니다. 승자승 원칙에 밀려 이라크에 8강 진출 티켓을 내줘야 했는데, 전력투구했더라면 어떠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인도네시아가 랭킹 여부를 떠나 충분히 좋은 승부를 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잃을 게 없잖아요? 관건은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걸 선수들에게 얼마나 동기 부여를 잘 시킬 수 있을지 여부겠죠."

Q. 섣부른 질문일 수 있겠는데, FIFA U-20 월드컵을 위해 공들여 육성했던 인도네시아 유망주 중 얼마나 AFC 아시안컵에 데려갈 생각인가?
"한 두세 명 정도 되지 않을까? 그래도 A대표팀을 차근차근 세대교체를 시켜놓았습니다. 본래 2021년에 FIFA U-20 월드컵이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었잖아요? 결국 코로나 19 때문에 열리지 못하게 됐는데, 그때 키웠던 선수들이 현재 A대표팀에 잘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FIFA U-20 월드컵 멤버들도 대표팀에 많이 들어오고 있죠. 여기에 공들여 귀화 국가대표 선수들도 가세시키고 있습니다."

Q. 귀화 선수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스완지 시티에서 기성용과 함께 뛰었던 조르디 아마트가 현재 대표팀의 핵심이라고 들었다. 굉장히 신뢰한다고 들었는데
"정말 공 찰 줄 아는 녀석이죠. (웃음). 일단 저는 인도네시아 피가 흐르기만 하면 필요한 포지션에 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감독으로서 책임감 느껴, 인도네시아 사령탑으로서 자부심 가진다"

 Q. 정황상 AFC 아시안컵은 인도네시아 사령탑으로서 임하는 마지막 국제대회가 될 것 같다. 선수들만큼이나 신 감독님의 동기 부여도 대단할 것 같은데
"먼저 우리 한국 지도자들이 외국에서 정말 열심히 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습니다.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님께서 큰 성공을 거두셨고, 저나 말레이시아의 김판곤 감독님도 있지만, 우리 한국 감독들은 맡은 바 책임을 다하려고 정말 열심히 한다는 느끼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을 대표한다는 생각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올해는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수교 50주년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의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 정말 관심이 큽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워낙 큰 나라에요. 한국 사람도 좋아하고요. 그래서 저 역시 자부심을 가지고 인도네시아 사령탑으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더 큰 성과를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FC 제공,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 소셜 미디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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