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전술 실수'→이강인은 흔들리지 않는다...곧바로 도움+최고 평점까지

[포포투=백현기]

감독이 포지션을 잘못 배치해도 이강인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마요르카는 26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에 위치한 비지트 마요르카 에스타디에서 열린 2022-23시즌 스페인 라리가 36라운드에서 발렌시아에 1-0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한 마요르카는 리그 11위(승점47)로 올라섰다. 발렌시아는 승점을 얻지 못하며 13위(승점40)를 유지했고, 강등권 18위 레알 바야돌리드와 2점 차를 유지했다.

이강인은 친정팀 발렌시아를 상대했다. 이번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결승골을 뽑아내며 발렌시아를 격파하는 선봉장으로 나선 이강인은 이날 경기에도 선발 출전해 왼쪽에서 활발한 기동력을 뽐냈다. 또한 측면에서는 환상적인 탈압박으로 상대 오른쪽 수비를 무력화시키기도 했다.

결국 마요르카의 선제골이 나왔다. 이강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 19분 이강인이 왼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베다트 무리키가 깔끔한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은 후반 38분까지 뛰었고, 경기는 마요르카의 1-0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강인의 활약은 스탯으로도 드러난다. 축구 통계 업체 '폿몹'에 따르면, 이강인은 32번의 패스 중 24번을 성공하며 75%의 패스성공률을 보였고, 3번의 기회 창출, 1번의 빅 찬스 메이킹을 기록했다. 또한 4번의 드리블 중 4번을 모두 성공하며 100%의 성공률을 보였다. '폿몹' 기준 이강인은 8.1점의 평점을 받았고, 이는 경기를 뛴 선수들 중 최고 평점이었다.

이날 이강인의 위치 기용에는 맹점이 있었다. 바로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전반전에는 이강인을 왼쪽 윙백에 기용한 것. 3-4-3 포메이션의 왼쪽 윙백으로 기용된 이강인은 발렌시아의 오른쪽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윙백은 기본적으로 수비에 집중하기 때문에 좀처럼 상대 골문과는 가까운 곳에서 볼을 잡기가 애매해 득점 확률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이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자, 후반에 전술을 바꿨다. 바로 이강인을 더 공격적으로 배치한 것. 그리고 곧바로 이강인은 후반에 도움과 함께 엄청난 탈압박 등 공격적으로 재능을 뽐내기 시작했다.

아기레 감독도 전반에 이강인을 윙백으로 기용한 것에 대해 실수라 인정했다. 그는 "전반전은 사실 마음에 들지 않았고, 혼란스러웠다. 후반전에는 훨씬 우리의 팀 색깔을 더 잘 드러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발렌시아의 오른쪽 공격을 염두에 뒀다. 그래서 이강인을 왼쪽 윙백에 기용했지만, 실험은 성공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에 팀이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아기레 감독의 오판이 하마터면 실패가 될 뻔 했지만, 이강인은 그것에 개의치 않고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백현기 기자 hkbaek1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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