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가 된 성골 유스', 역전골+결승골 도움...이강인, 친정 발렌시아 강등 위기로 내몰았다

신동훈 기자 2023. 5. 2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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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야속한 운명이다. 이강인은 친정 발렌시아를 2번이나 울리며 강등권으로 내몰았다.

마요르카는 26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에 위치한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 모익스에서 열린 2022-23시즌 스페인 라리가 36라운드에서 발렌시아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마요르카는 승점 47점으로 리그 11위에, 발렌시아는 승점 40점으로 리그 13위에 머물게 됐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3-4-2-1 포메이션을 꺼냈다. 이강인은 좌측 윙백으로 나섰다. 레프트백 자원이 부상 등의 이유로 부족해 아기레 감독이 내놓은 대안이었다. 이강인은 전개도 하면서, 수비도 해야 했다. 전반 12분엔 적극적으로 수비를 하다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낯선 위치에서 고생한 이강인은 후반 시작과 함께 미드필더로 이동했다. 하우메 코스타가 아마트 은디아예 대신 투입돼 좌측 윙백으로 가 이강인이 원래 포지션에서 뛸 수 있었다.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은 이강인은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후반 19분엔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냈고 베다트 무리키 득점까지 이어지면서 마요르카에 리드를 안겼다. 발렌시아는 사무 카스티예호, 저스틴 클루이베르트, 에딘손 카바니 등을 연이어 투입했다. 공격 카드를 대거 활용하면서 동점골을 넣기 위해 분투했지만 마요르카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마요르카의 1-0 승리로 종료됐다.

이강인은 또 발렌시아에 타격을 입혔다. 발렌시아 성골 유스 출신인 이강인은 2021년까지 발렌시아 1군에서 활약하다 마요르카로 왔다. 올 시즌 라리가 정상급 미드필더로 발돋움한 이강인은 지난 10월 23일 발렌시아와 대결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게다가 역전골이자 결승골이었다.

마요르카는 에딘손 카바니에게 선제 실점을 내주며 끌려갔는데 베다트 무리키 페널티킥(PK) 득점이 나오면서 동점이 됐다. 이전에도 맹활약을 하던 이강인은 더욱 열을 올리며 역전골을 노렸고 후반 38분 강력한 슈팅으로 발렌시아 골문을 흔들었다. 이강인 득점은 결승골이 됐고 승점 3점은 마요르카가 가져갔다. 이강인은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이강인 득점 후 세리머니가 화제가 됐다. 이강인은 4경기 무승을 끊을 수 있는 귀중한 역전골을 넣었는데 노 세리머니를 펼쳤다. 친정 발렌시아를 향한 예의였다.

경기 종료 후 이강인은 "축구를 한 이후로 가장 이상한 느낌이었다. 항상 나와 함께해 준 모든 사람들과 클럽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10년 동안 이곳에 있었고 항상 나를 지지해 준 팬들에게 미안하다"며 발렌시아 팬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전했다.

이어 "발렌시아는 나에게 모든 것을 준 팀이다. 그들이 잘 되길 바란다. 내가 성장한 팀이다. 내가 이곳에 있을 때 나를 지지해 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골을 넣었을 때 이곳에서 머물렀던 10년 동안의 감정이 떠올랐다"며 감정적으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시간이 흘러 7개월 뒤 발렌시아와 다시 만나 이강인은 도움을 올리며 무리키 결승골에 관여했다. 발렌시아는 마요르카전 패배로 인해 강등 위기로 내몰렸다. 13위이지만 강등권인 18위 레알 바야돌리드와 승점 2점차밖에 안 난다. 2경기가 남은 상황이라 언제든지 강등권으로 추락할 수 있다. 만약 강등이 된다면 1987-88시즌 승격한 이후 35년 만에 2부리그로 추락하게 된다.

공짜로 내보낸 성골 유스가 제대로 부메랑이 된 셈. 다음 경기에서 발렌시아는 에스파뇰과 만난다. 에스파뇰도 발렌시아와 같이 강등 위기에 처한 팀들이다. 루벤 바라하 감독은 에스파뇰전을 두고 결승전이라고 표현했다. "결과는 아쉽지만 후회할 시간이 없다. 빨리 리셋을 하고 주말에 있을 결승전(에스파뇰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만약 '결승전'에서 패한다면 발렌시아는 강등 직행 열차를 타게 될 것이다.

사진=마요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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