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더워져도 ‘독감’ 증가세…올 유행 꼬리 길어져

김향미 기자 2023. 5. 2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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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오르며 초여름 날씨를 보인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대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문재원 기자

낮 기온이 20도를 훌쩍 넘어 한여름에 가까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26일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올해 20주차(5월 14~20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의사환자 분율)는 25.7명으로 전주(23.4명) 대비 증가했다. 이번 절기 유행 기준(4.9명)의 5배나 된다.

이번 절기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지난해 마지막주(12월 25~31일) 60.7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 8주차(2월 19~25일)에는 11.6명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증가하는 중이다. 코로나19 유행 동안 독감 환자 발생이 적었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엔 16주차를 기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는데 올해는 유행 꼬리가 길다.

20주차 독감 의사환자 분율을 연령대별로 보면 7~12세가 49.1명으로 가장 높았고 13~18세도 52.6명이나 됐다. 이어 1~6세 29.5명, 19~49세 28.1명, 0세 17.4명, 50~54세 10.5명 등이었다.

인플루엔자(독감) 의사환자 분율. 외래환자 1000명당 의심환자 수. 질병관리청

콧물, 두통, 가래, 인후통 등 증상을 보이는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 환자도 여전히 먾다.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 환자 수는 20주차 1926명으로 직전주(2160명)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권이었던 지난해 20주차엔 입원 환자가 311명이었다.

호흡기 질환 유행에는 큰 일교차와 봄철 활동량 증가,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로 인한 접촉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이전엔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단기간 면역을 형성해 감염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요인들이 있었는데 최근엔 그게 줄어든 상태에서 전 연령층이 한 번에 여러 가지 호흡기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유행이 길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최근엔 상대적으로 가벼운 상기도 감염뿐만 아니라 하기도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 또 세균성 감염도 함께 유행하고 있어서 환자 처지에서는 개별 바이러스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과거 단순 감기만 생각했을 때보다는 더 강하게, 더 길게 아프다고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영유아 아동들이 주로 걸리는 수족구도 유행하고 있다. 20주차 수족구병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15.7명으로 전주(9.8명) 대비 증가했다. 의사환자 분율은 0~6세 19.9명, 7~18세 7.2명 등으로 아동·청소년에서 높은 편이다.

수족구병은 입안이나 손, 발에 수포성 발진이 주된 증상이다. 발열, 무력감, 식욕 감소,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증상 발생 후 7~10일 이후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다만 수막염, 뇌염, 심근염, 마비증상 등 드물게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기에,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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