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하늘에 ‘금벼락’...러시아 땡처리에 58배나 더 사들인 나라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3. 5. 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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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로 서방국가에는 못팔아
UAE 수출물량 5723% 늘어
[사진 = 픽사베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제재’로 영국 등 서방 국가에 금을 팔 수 없게 되자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등으로 눈을 돌렸다. 러시아는 국제 기준 가격보다 싼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들 국가와 거래를 텄다. 금 관련 대러시아 제재가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세관 기록을 통해 UAE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인 2021년엔 러시아 금을 1.3톤(t) 수입했지만, 침공 이후인 2022년 2월 말부터 지난 3월 초까지 1년 동안은 75.7t을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증가율이 약 5723%에 달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UAE에서 러시아로 흘러 들어간 돈은 43억달러(약 5조7000억원)로 파악됐다. 영국, 유럽연합(EU), 미국 등 서방 국가 대부분에 금을 수출할 수 없게 되자 러시아는 새 판로를 찾았다. 특히 러시아는 이들 국가에 국제 기준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금괴를 팔았다. UAE에 금괴를 대량 수출한 러시아의 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는 금괴 값을 약 1% 할인했다.

UAE 다음으로 러시아 금을 많이 수입한 국가는 중국과 튀르키예로 나타났다. 중국과 튀르키예는 같은 기간 러시아 금을 각각 약 20t씩 수입했다. 러시아가 수출한 금의 99.8%는 UAE, 중국, 튀르키예 등 3개 국가로 향했다.

문제는 러시아 금이 대러 제재를 우회해 서방 국가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루이스 마레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금 조달 전문가는 “러시아 금이 녹여지고 재주조된 후 원산지가 가려진 채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다시 유통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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