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조선변호사' 신동미 "감독님 편지로 출연 결심, 사람이 남은 작품"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배우 신동미가 MBC 드라마 '조선변호사' 종영 소감을 밝혔다.

신동미는 최근 서울 강남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감독님 편지로 출연을 결심했다"라며 "'조선변호사'는 사람이 남은 작품"이라고 했다.

지난 20일 종영한 '조선변호사'는 부모님을 죽게 한 원수에게 재판으로 복수하는 조선시대 변호사 '외지부'의 이야기로, 백성을 위하는 진짜 변호사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유쾌통쾌하게 그렸다는 평을 얻었다.

신동미는 극 중 이연주(김지연)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유모이자 소원각의 얼굴 홍씨로 열연, 극의 활기를 더했다. 특히 김지연을 비롯해, 우도환, 차학연 등 후배 배우들과의 '케미'가 인상적이었다. 신동미 역시 이들과 많은 정이 들었다며, 종영에 아쉬움을 표했다.

"좋은 인연을 만난 작품인 것 같다. 감독님부터 파트너였던 지연(보나), 도환이, 학연이 다 너무 '어벤져스' 같은 파트너였다. 끝나고 나서 '사람이 남네'라는 것을 느낀 작품이었다. 물론 항상 모든 작품이 애정이 남다른데, 이건 사람이 많이 남은 작품이다."

남다른 애정의 작품이지만, 사실 출연 제안을 받고 많이 망설였다고. 전작 '보쌈'의 역할과 비슷하게 보일까 봐 우려됐단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마음을 움직이게 된 계기는 김승호 감독의 적극적인 프러포즈였다.

"이 작품이 사실 감독님 권유로 하게 됐다. 그래서 더 애정을 가지지 않았나 한다. '보쌈'이랑 구조가 비슷해서 처음에 안 한다고 했는데, 감독님이 A4 용지 두 장의 편지를 써주셨다. 편지에서 감동과 진정성이 느껴졌다. 그래서 못 한다는 얘기를 감독님 뵙고 해야겠다 싶더라. 그런데 감독님이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제가 좋아하는 아로마 오일을 주시더라. 저에 대해 찾아보신 것 같더라. 그러면서 '보쌈과 차별을 주겠다' 하셔서, 감독님이 믿고 하기로 했다."

김 감독이 신동미의 어떤 점을 보고, 적극적으로 제안한 것 같냐는 질문이 나왔다. 잠시 고민하던 신동미는 "감독님이 저한테 말씀하셨던 것은 중심이 필요한데, 코믹적인 모습도 구조상 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코믹적이면서도 무게를 잡을 수 있는 것에 저를 떠올려 주신 것 같다. 너무 감사한 것 같다"고 짚었다.

신동미가 출연을 망설였던 이유도 자세히 들어봤다. '보쌈'에서 맡았던 조 상궁 역할도 화인공주(권유리)를 보필한다는 점에서, '조선변호사'의 홍씨와 캐릭터가 겹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은 이번 홍씨 역할을 위해 신경 쓴 점으로도 이어졌다.

"'보쌈'과 너무 비슷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홍객주라는 역할을 하면서도, 달라야 한다는 것에 엄청난 부담이 있었다. 구조적으로 직업이 비슷하고, 공주를 보필한다는 점에서 기본적 환경이 똑같더라. 좀 다르게 풀어보자 해서, 뒤로 잔잔히 갈 수 있게끔 감독님이 바꿔서 찍어주셨다. 제가 사실 홍씨로 표현하고 싶었던 건 조선시대의 신여성 모습이다. 주도권을 잡고 있는, 신여성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고, 카리스마 있는 객주의 모습과, 따뜻한 이모의 모습을 차별화 두고 싶었다. 홍씨는 좀 강한 사람한테 강하고, 약한 사람한테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사실 외적인 모습에서도 홍시 화려하게 나왔다. 객주치고는 화려한데, 이런 도전도 해보고 싶었다."

다만 시청률에서 아쉬움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왜 하필 센 드라마들과 붙었을까라는 얘기를 배우들과 많이 했다. '닥터 차정숙' 너무 재밌더라"고 웃은 신동미는 "사실 저는 시청률은 잘 안보는 스타일이다. 그래도 저희 드라마가 되게 인간 냄새 나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시청률 여부에 떠나서 좋은 드라마였다. 만듦에 있어서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고, 작품 자체가 보면서 제 스스로 재밌다고 느꼈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회자되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기대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쉬운 부분은 없었을까. 신동미는 "연기적으로 부족한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고, 제 스스로 최선을 다했지만 만족할 수는 없는 것인데, 좋았던 것은 감독님이 약속을 끝까지 지켜주시려 했고, 좋은 후배들을 만나게 됐다. 그런 것들이 노력 여부와 상관 없이 만족감을 준 작품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실 감독님이 끝나고도 편지를 써주셨다. 저희 일이라는 것이, 인간을 표현하는 사람들인데, 사실 촬영장에서도 연기적으로 보다는 관계로 힘든 것도 있다. 일을 하면서, 이렇게 서로가 다른 것으로 감동주는 건 정말 쉽지 않은데, 저도 처음 있는 일이라 감동 받았다. '조선변호사'는 정말 가고 싶은 현장이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조선변호사' 시청자들에게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저희 드라마는 인간 냄새 나는 드라마라고 말씀드렸는데, 일반 사람들의 얘기를 재미있게 풀어 나가는 드라마였다 거이에 많이 공감해 주신 것 같아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인간 냄새 나는 작품으로 만나 뵐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