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가구 2곳 중 1곳 '역전세'…절반 이상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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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가구 2곳 중 1곳은 현재의 전세보증금이 최근 시세보다 비싼 '역전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역전세 가구의 절반 이상은 전세 만료 기한이 내년 상반기내에 도래한다.
역전세의 경우 기존 전세보증금이 최근 보증금 시세 대비 7000만원 정도 높았다.
한은은 "깡통전세, 역전세 비중이 높아진 것은 최근 몇 년간 주택시장 변동성이 컸던 데 주로 기인하는데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상당 부분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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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 가구 비중 52.4%로 1년 5개월만에 두 배 급증
깡통전세도 2.8%서 8.3%로 껑충 뛰어
역전세·깡통전세 절반 이상, 내년까지 만기 도래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전세 가구 2곳 중 1곳은 현재의 전세보증금이 최근 시세보다 비싼 ‘역전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려면 어디선가 돈을 더 구해와야 한다는 얘기다. 이러한 역전세 가구의 절반 이상은 전세 만료 기한이 내년 상반기내에 도래한다.
한은이 실거래 마이크로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잔존 전세계약 약 200만건(작년 평균) 중 깡통전세 위험 가구 비중은 4월 8.3%(16만3000호)로 작년 1월 2.8%(5만6000호)보다 세 배 가량 급증했다. 깡통전세는 기존 전세보증금이 집값보다 비싼 경우를 말한다. 역전세 위험 가구 비중은 같은 기간 25.9%(51만7000호)에서 52.4%(102만6000호)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마이크로 데이터는 2021년 6월부터 전월세 신고제가 시행된 이후 신고된 거래만을 대상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인구주택총조사 약 325만건(2020년 기준)보다 적은 편이다. 이에 따라 실제 깡통전세, 역전세 위험가구 규모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경우 깡통전세와 역전세 비중이 각각 1.3%(7000호), 48.3%(27만8000호)인 반면 비수도권은 14.6%(9만7000호), 50.9%(33만8000호)로 비수도권이 높았다. 경기·인천도 각각 6.0%(4만3000호), 56.5%(40만6000호)로 높은 편에 속했다.
깡통전세의 경우 전세보증금이 매매시세보다 평균 2000만원 정도 높았으나 0.9%인 1000호 정도는 1억원이나 높은 경우도 있었다. 역전세의 경우 기존 전세보증금이 최근 보증금 시세 대비 7000만원 정도 높았다. 그러나 이 역시 격차가 큰 상위 1%의 경우 그 액수가 3억6000만원까지 벌어졌다. 3000호 정도는 5억원도 초과했다.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려면 5억원 이상을 다른 곳에서 구해와야 한다는 얘기다.
깡통전세 계약 중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만기 도래하는 비중은 각각 36.7%(6만호), 36.2%(5만9000호)에 달한다. 역전세 역시 올 하반기 28.3%(29만호), 내년 상반기 30.8%(31만6000호)가 전세 기한이 만료된다.
한은은 “깡통전세와 역전세 증가는 전세보증금 미반환 리스크를 확대시킬 뿐 아니라 주택시장의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세보증금이 7억원을 넘는 고가의 전세나 담보대출이 많은 주택은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운영하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없다.
한은은 “임차인이 선순위 채권자 지위도 확보하지 못한 경우에는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깡통전세, 역전세에 따른 보증금 상환 부담은 매물 증가로 이어져 매매가격에 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임차인이 선순위 채권자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세 확정일자가 반드시 다른 권리관계 설정 시점보다 우선돼야 한다.
최창호 한은 조사국장은 전일 기자브리핑에서 “2년 전 전세를 끼고 갭투자한 물량의 (임대 계약 종료가) 돌아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것이 향후 주택시장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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