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대 유명 팝아트 작품에 한밤 ‘낙서 테러’…경찰, 외국인 추적
그래피티로 훼손당해 경찰, 용의자 추적
26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셜그룹 본사 ‘대신343’ 앞에 설치된 로버트 인디애나(1928-2018)의 대표적 조각 연작인 ‘LOVE’가 래커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됐다.
작품 인근 CCTV에는 지난 21일 오전 2시경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검은색 스프레이를 이용해 해당 작품에 손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작품에 쓰인 ‘ZOMBRA’와 유사한 낙서가 최근 을지로와 명동 일대에서 여럿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 측은 낙서 흔적을 발견하고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신고를 완료했다.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해 신원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작품은 대신파이낸셜그룹이 지난 2017년 여의도에서 을지로로 사옥을 옮기면서 설치한 3.6m높이의 공공 조형물로, 엄연히 기업의 사유재산이다.
당시 대신증권 측이 로버트인디애나재단에 연락해 작품을 구입했으며 서울 공공장소에 ‘LOVE’가 영구 설치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인디애나의 작업 중 가장 인기가 많아 세계 곳곳에 있으며, 이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 인근 작품과 크기가 동일하다. 과거 경매에서 대형 ‘LOVE’ 작품이 최고가 411만달러(55억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 대신증권이 매입당시도 가격이 500만달러에 달했지만, 공공조형물의 특수성을 감안해 더 낮게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 측은 작품을 원상복구하려면 로버트 인디애나 재단으로 배송해야 해서 시간과 비용이 상당 규모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사유재산에 행해지는 모든 기물 파손 행위는 불법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며 “낙서 행태가 실수로 보기 어려워 조사 후 법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공공 조형물은 연면적 1만㎡ 이상 규모의 건축물을 지을 때 공사비의 일정 비율을 미술작품 제작 및 설치하도록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도심 일상 중에도 예술을 감상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하지만 이같은 예술품 훼손 행위는 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 안전장치를 설치해 접근을 막을 수도 없어 시민 의식에만 기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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